[개발자 원칙] 제어할 수 없는 것에 의존하지 않기_❷ 이직에 적용하기

이 글은 [개발자 원칙]에서 발췌했습니다.
골든래빗 출판사

제어할 수 없는 것에 의존하지 않기의 세번째 연재 글입니다.

앞의 글 보기 : 0. 제어할 수 없는 것에 의존하지 않기

  1. 사례) 코드 설계에 적용하기
  2. 사례) 이직에 적용하기 <- 이번 글
  3. 사례) 조직과 매니징에 적용하기 <- 앞으로 공개할 글

이직에 적용하기

이번에는 ‘제어할 수 없는 것에 의존하지 않기 원칙’을 소프트웨어 코 드가 아닌 현실 세계에 적용하겠습니다. 2020년 12월, 팀의 모든 시스템 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업무를 완료하고 나서 다음 회사로의 이직을 고 민했습니다. 만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아한형제들에서 근무하면서 신규 시스템 오픈, 레거시 시스템 개편, 클라우드/데이터베이스 마이그레이션 등 여러 경험을 쌓았던 시점이라 한 회사를 졸업하기에 적절한 시기라 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조직으로 가면 좋을까 고민을 했을 때,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하던 시기가 스타트업 투자 라운드 기준으로 중 ~ 후반기였기 때문에 더 투자 라운드 시점이 이른 회사에서 경험을 쌓고 싶었습니다.

스타트업의 전반기 (시리즈 A 이하) 경험이 부족했던 저는 이를 채워줄 수 있는 회사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시리즈 A 이하의 스타트업이라 하면 정말 많은 부분이 부족합니다.

  • 소수의 개발팀
  • 적은 제품 성공 경험
  • 부족한 복지, 보상

여러 스타트업 분을 만나고 최종적으로 저는 당시 누적 투자 5억, 전체 개발팀이 7명, 인프런이라는 교육 서비스를 운영하는 인프랩을 선택했습니다. 인프랩을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고민 당시) 누적 투자 5억 원의 소규모 스타트업
  • 제가 좋아하는 교육/커리어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 제가 기존에도 사용하던 서비스

물론 이 3가지만 본다면 국내에는 수많은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프랩은 다른 교육/커리어 서비스와 한 가지 큰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그 차이점이 제가 좋아하던 ‘제어할 수 없는 것에 의존하지 않기’ 원칙과 일치했습니다.

시리즈 A 이하의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가장 제어할 수 없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시장 크기, 오너리스크, 멤버들의 이탈 등 여러 요소가 있지만, 제가 가장 심각하게 본 요소는 바로 ‘투자’입니다. 수십~수백 억을 투자 받아도 1년 만에 소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추가 투자가 될 줄 알았지만, 실제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투자는 투자사에서 결정하는 것이고, 나와 회사는 이를 절대 제어할 수 없는데, 다음 투자를 못 받으면 어떻게 될까? 가능하면 투자를 받지 못해도 생존할 수 있는 회사여야겠다.”

당시에 이런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어할 수 없는 요소인 외부의 투자가 없어도 생존 가능한 조직은 강력한 선택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당시 인프랩은 이 모든 것을 만족하는 조직이었습니다.

인프랩행을 고민할 때 많은 분들이 “해당 서비스가 속해 있는 시장이 얼마나 큰 시장인지 확인하고 그 회사가 시장에서 어떤 독점적 위치에 있는지, 어느 투자사의 투자를 받았는지 등 이런 것들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조언해주셨습니다. 언급된 요소들은 어떤 의미에서 는 앞으로 합류할 회사가 얼마나 큰 회사가 될 수 있을지 가능성을 가늠 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가능성이 큰 만큼 이후에 돌아올 제 몫도 분명히 더 클 것도 자명한 것이고요. 그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당시의 인프랩에 부족한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제어할 수 없는 투자금’에 의존한다면 제가 원하던 회사는 아닙니다. 투자금을 통해 압도적인 성장을 하는 유니콘 회사도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척박하지만, 현실성 있는 성장과 재무제표를 유지하는 낙타 기업이 제 원칙에 더 들어맞았습니다. 아시다시피 2022년에는 투자 시장이 얼어 붙어 투자에 의존성이 높은 기업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직 당시에 투자 혹한기를 예상했던 것은 아니지만 원칙을 적용했기 때문에 닥쳤을지 모를 어려움을 피할 수 있었던 거라 생각합니다. 그 덕분에 현 재 충분히 대처가 가능한 비즈니스 상황에서 만족스럽게 제품과 조직 관리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코드와 마찬가지로 현실에서도 역시 제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의존성 을 낮추고 제어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면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생활을 지킬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 다시 만나뵙겠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동욱(향로)

인프랩(인프런) CTO. 10여 년 동안 SI, 인터넷 포털, O2O 스타트업, 에듀테크 등 분야에서 개발자, 리드 엔지니어로 활동했습니다. 누적 조회수 800만 기술 블로그 ‘기억보단 기록을’에 기술을 공유하고 있으며, 개발 유튜브 채널 ‘개발바닥’에 개발에 대한 여러 생각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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