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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스티브 잡스 01] 넥스트, 애플을 구한 빈칸

2026년 9월 2일조회 3

이 글은 《넥스트 스티브 잡스》에서 발췌했습니다.

넥스트 스티브 잡스

넥스트 스티브 잡스

ISBN 9791124516096지은이 제프리 케인32,000
교보문고예스24알라딘

넥스트, 애플을 구한 빈칸

새 공장을 둘러보고 넥스트 팀원들과 함께 임대한 스쿨버스로 돌아오는 스티브 잡스.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1987년.

때로는 내기에서 진 것이 뜻밖의 행운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버펄로의 어느 바에서 술을 잔뜩 마신 채 당구를 치다가, 나는 마지막 8번 공을 넣으려다 그만 흰 공까지 빠뜨리고 말았다. 본전을 되찾겠다며 판돈을 두 배로 올렸지만 결과는 또 한 번의 패배였다. 빈털터리가 된 데다 달리 방법도 없던 내게 떨어진 벌칙은 승자의 배불뚝이 난로를 싣고 실리콘밸리까지 운전해 가는 일이었다. 1976년 여름, 대학을 갓 졸업한 때였다. 그리고 나는 두 번 다시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달 뒤, 나는 실리콘밸리에서 첫 직장을 잡아 소니의 업무용 녹음 장비를 파는 일을 시작했다. 바로 그 주에 애플은 스티브 부모님 집 차고를 벗어나 처음으로 사무실을 임대했는데, 공교롭게도 소니 사무실 바로 옆 건물이었다.

각자의 사무실 앞에 서 있다가, 스티브와 나는 자연스레 대화를 트게 되었다. 1977년 4월 7일의 일이다. 그 시절 그는 머리가 제법 길고 기름졌으며 턱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버켄스탁 샌들에 구멍 난 청바지 차림이었고, 한눈에 봐도 샤워가 필요해 보였다. 그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는 소니의 제품과 브랜드에 호기심을 보였고, 나는 그에게 제품 브로슈어를 건넸다. 그가 브로슈어를 넘기다가 왜 우리 제품이 경쟁사보다 비싼지 물었다.

내가 대답했다. “소니니까요.”

그는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경쾌한 걸음으로 걸어갔다.

그가 자리를 뜨면서 브로슈어를 손가락으로 비벼 종이의 질을 가늠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사소한 행동 하나가, 세월이 흐르며 내가 점점 높이 사게 된 그의 한 가지 기질을 알려 주었다. 바로 집중력이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눌 때면, 그는 주변의 모든 것을 걷어 내고 오직 상대만을 바라보는 특유의 방식이 있었다. 사업상의 문제와 마주했을 때도 그는 군더더기를 쳐 내고 문제를 그 본질까지 깎아 내릴 줄 알았다. 그리고 로고나 종이의 질 같은 디자인 문제에 관해서라면, 그는 언제나 까다로운 비평가였다.

후에 애플과 넥스트에서 함께 일하면서 나는 그와 전 세계를 다녔다. 어디를 가든 스티브의 집중력은 놀라웠다. 다른 도시의 거리를 걸을 때면, 그는 차를 보고는 그 디자인의 어떤 점을 내게 짚어주곤 했다. 펜더의 곡선이 드리우는 그림자, 헤드램프의 형태, 심지어 특정 모델에 가장 어울리는 색상까지. 그는 모든 사물에서 디자인적 통찰을 흡수하는 사람이었고, 늘 탁월함을 추구했다.

그의 집중력은 내가 함께 일해본 그 누구와도 그를 다르게 만들었다. 그것은 일종의 초능력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강점이 그렇듯, 그 집중력은 양날의 검이기도 했다. 때로 그는 자신의 집중력에 스스로 발목을 잡히곤 했다. NeXT 시절에는 그 집중력 탓에 엉뚱한 일들에 광적으로 매달렸고,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면서까지 완벽을 향해 무섭게 내달렸다.

그래서 그의 밑에서 일하기란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까다로운, 게다가 수시로 바뀌는 잣대에서 누구도 예외로 두는 법을 몰랐다. 상대가 식당 종업원이든, 회사의 최고위 임원이든, 대학 총장이든 마찬가지였다. 그는 타인에게 너그러움을 베푸는 일에 서툴렀다.

첫 만남 이후 몇 년간, 애플이 성장하면서 스티브와 나는 때때로 마주쳤다. 이야기는 언제나 소니 제품에 관한 것이었다. 그 브랜드와 기술을 향한 그의 호기심은 한결같았다.

1980년 12월, 소니가 3.5인치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를 발표한 날, 스티브는 나를 애플에 영입했다. 그즈음 나는 소니의 영업사원으로서 실리콘밸리의 거의 모든 회사를 돌아본 뒤였으며, 기업공개(IPO)로 입증된 애플의 폭발적 성공만큼이나 애플이라는 문화 속에 몸담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 개인용 컴퓨터라는 새로운 산업의 역학에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내가 스티브에게 그래픽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자, 그는 애플이 사람과 컴퓨터가 상호작용하는 ‘더 나은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넌지시 알려주었다. 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도 상당한 지식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연봉을 낮추면서까지 입사했다. 그렇게 10년에 걸친 동료 관계와 우정이 시작되었고, 그것은 내 인생의 항로를 바꾸어놓았다.

애플에서 나는 리사(Lisa) 컴퓨터를 개발하던 개인 사무 시스템 사업부의 시장 개발 매니저로 시작하여, 끝내는 애플의 교육 마케팅 부서를 설립하게 되었다. 나는 스티브가 이끌던 초기 매킨토시 사업부에서 몇 년을 근무하며 애플 유니버시티 컨소시엄과 ‘마음을 위한 바퀴’ 이니셔티브의 브랜딩을 담당했다. 이 컨소시엄은 1984년 늦여름, 단 한 달 만에 약 5만 대의 매킨토시를 학생들의 손에 쥐어주었으며, 이를 통해 애플은 고등교육 시장의 주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교육 사업은 애플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녔는데, 1985년까지 애플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또한 이 사업은 개인용 컴퓨터 제조사가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선구적으로 개척한 사례이기도 했다.

1985년 초, 스티브는 애플에서 쫓겨났다. 그해 말 그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저는 고등교육에 초점을 맞춘 새 회사를 만들 겁니다.” 그가 말했다. “저와 함께해줬으면 합니다.”

그날 나는 우드사이드에 있는 스티브의 집에서 그를 만나 산책에 나섰다. 산책은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을 때 그가 가장 좋아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나중에 넥스트가 될 회사의 비전을 내게 설명했다. 애플에서 함께한 작업을 기반으로 고등교육 기관을 위한 강력한 컴퓨터를 개발하고 싶다고 했다. 내가 애플에서 쌓은 인맥과 시장 전문 지식이 이 사업에 필수적이라고 했다.

스티브의 새 회사에 합류하겠다는 결정은 서류상으로는 꼭 합리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나는 애플에서 교육 마케팅을 이끄는 좋은 자리에 있었다. 스타트업을 세우는 것은 분명한 모험이었다. 성공이 보장되지 않았고, 스티브는 아직 전설적인 명성을 얻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내가 합류하지 않았는데 그 회사가 성공한다면, 나로서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는 셈이 될 것이었다. 그리고 나 없이 실패한다면, 내가 있었다면 달라졌을까 하는 의문을 평생 품게 될 터였다. 결국 나는 합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며칠 안에 다섯 명의 공동 창업자와 나는 애플을 떠나, 가구도 거의 없는 스티브의 집에서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회사를 시작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신념으로 뭉쳤지만, 실질적인 계획은 없었다. 서로밖에 없었고, 각자의 기술과 축적된 경험, 그리고 스티브의 개인 은행 계좌에 있는 약간의 종잣돈이 전부였다.

참으로 짜릿한 시기였다.

스티브에 관해, 그리고 애플에 관해 수많은 책과 영화가 만들어졌지만, 대부분은 스티브 인생의 이 시기와 넥스트의 진짜 이야기를 제대로 기록하지 못했으며, 대개는 대충 훑고 지나가거나 미화했다.

우리가 넥스트에서 자주 이야기했듯이, 회사를 키우는 것은 텀블러 안에서 돌을 연마하는 것과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거친 혼합물이 반짝이고 잘 맞물려 돌아가는 팀으로 변모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늘 매끄럽지만은 않다. 서로 부딪히고, 부침을 겪는다. 기존의 서사들은 넥스트 시절의 고된 경험과 시행착오를 간과함으로써, 스티브의 리더십 발전과 그 궁극적 결과 모두에 영향을 끼친 이 중요한 시기를 의미 있게 다루지 못했다. 이때 만들어진 넥스트의 핵심 기술은 1990년대 후반 애플의 생존에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아마도 이 부분을 건너뛰려는 충동의 일부는, 뒤에 설명되겠지만, 넥스트가 사업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넥스트는 성공할 모든 재료를 갖추고 있었다.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장소에 있었고, 세계적 수준의 팀을 보유했으며, 업계의 다른 누구보다 몇 년은 앞선 기술을 구축하고 있었다. 역사가 달리 흘러갔더라면, 그리고 스티브가 좀 더 기꺼이 조언을 받아들였더라면, 넥스트와 그 운영체제 넥스트스텝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가 결국 차지한 자리를 대신해 업계 표준이 될 수 있었다고 나는 지금도 믿고 있다.

그 대신 우리는 끊임없는 난관에 직면했다. 우리가 만든 컴퓨터는 가격이 비쌌고, 시장 출시는 늦었으며, 출시된 뒤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한편 스티브는 중요한 거래처 및 유통 파트너와의 관계를 본인 손으로 망가뜨렸다. 넥스트는 늘 파산 직전에 있었고, 끊임없이 변하는 스티브의 기준에 휘둘렸다. 나를 포함한 초기 팀원 다수가 그에 대한 좌절감으로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넥스트는 이후 애플과 기술 산업 전반에 걸쳐 일어난 모든 일의 보이지 않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 책은 그러한 성취가 어떻게 모습을 갖추어 갔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동시에 스티브가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했는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그의 성장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았으며, 우리의 협업을 통해 나 자신의 성장도 경험했다. 그것은 우리 사이의 능동적인 밀고 당기기였다. 애플에서 나는, 우리의 업무 관계가 성공하려면 그를 동등하게, 명확하고 직접적이며 단호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스티브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넥스트를 시작했을 때, 스티브는 자신의 대중적 존재감을 키우는 데 에너지를 쏟고 싶어 했다. 나는 그에게 그런 방식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팔 수 있는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스티브 자신이 곧 제품이었기에, 우리는 그를 어떻게 내세울지 신중해야 했다. 나는 스티브의 페르소나를 가장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그에게 신비로운 분위기를 부여하는 것이라 믿었으며, 그것은 그가 늘 나서서 말하고 다녀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 그것은 스티브에게 낯선 개념이었다.

어느 날, 우리의 첫 사무실을 임대했던 스탠퍼드 리서치 파크 언덕에서 산책하며 이 주제를 논의하던 중, 나는 그가 무언가 말하고 싶지만 쉽게 꺼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스티브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무엇이 마음에 걸리는지 말해보라고 내가 재촉하자,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가끔, 당신이 내 자리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즉시 대답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당신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뿐입니다.” 나는 말했다.

나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대학 시절, 나의 독립 연구와 졸업 논문은 카리스마적 리더십 이론을 다루었다. 당시 막 비준된 수정헌법 제26조가 투표권을 열여덟 살까지 확대한 일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이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밥 딜런은 물론, 흑인 민권 운동과 여성 인권 운동을 이끈 거인들이 사람들을 어떻게 조직하고 이끌었는지 파고들게 되었다. 그들이 부린 마법, 그 이면의 방법을 이해하고 싶었다. 그들은 어떻게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면서도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늘려 갔을까? 그 과정에서 내가 발견한 한 가지는 이것이다. 세상을 바꾼 리더들은 언제나 자신의 출발점이 된 이야기, 혹은 핵심이 되는 단 하나의 개념으로 거듭 되돌아간다는 사실이었다.

스티브에게 그 핵심은 매킨토시였다.

1984년에 출시된 매킨토시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컴퓨터 산업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 이전에 사용자들은 마우스가 아니라, 컴퓨터가 실행할 명령어를 직접 타이핑해야 하는 커맨드라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컴퓨터와 상호작용해야 했다. 매킨토시는 개인용 컴퓨팅을, 출시 당시의 광고 문구 그대로 ‘나머지 우리 모두를 위한(for the rest of us)’ 것으로 만들어 누구나 다가갈 수 있게 했다.

당시로서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넥스트는 스티브가 매킨토시로 돌아가 카리스마적 리더로 부상할 수 있게 해주었다.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매킨토시는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었다. 제품군은 매력 없는 선택지만 어수선하게 널려 있었고, 운영체제는 한참 뒤처진 상태였으며, 애플은 회사 자체가 파산 직전이었다. 1997년 애플로 돌아온 스티브는 유능한 팀과 함께 넥스트의 기술을 매킨토시에 녹여 냈고, 그렇게 매킨토시를 다시 선두의 자리로 끌어올렸다.

넥스트가 있었기에 매킨토시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리고 넥스트가 있었기에 스티브는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영원히 새길 수 있었다.

1990년 넥스트를 떠난 후, 나는 바깥에서 스티브가 애플의 놀라운 변신을 이끌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한편 넥스트에서의 경험과 스티브와의 관계는 내 평생 모든 일의 근본적인 토대로 남아 있었다. 이는 내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하여, 스티브의 라이벌인 빌 게이츠가 애플 및 컴퓨터 산업 전반과의 사업 관계를 정상화하도록 돕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반독점 소송을 마무리 짓는 과정에 있었다.

나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거의 17년을 보냈다. 이후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컴퓨터 역사 박물관의 운영을 맡아 이끈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 기간 동안 나는 컴퓨팅의 역사에 대한 우리의 공동의 이해를 발전시키고, 그것이 인간의 삶과 사회 전반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탐구하는 데 헌신했다.

나는 넥스트가 그 이야기의 주요한 부분이라고 믿는다. 이것이 내가 넥스트 재직 시절 수집한 이 책의 원천 자료들을 공유하기로 결심한 이유다. 그 자료들이 제프리 케인의 유능한 손에서 생명을 얻게 되어 매우 기쁘다.

넥스트의 일원이었던 것은 영광이었으며, 우리의 시련과 고난에 관한 이 이야기를 읽으며 독자 여러분도 가치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마치 나와, 넥스트를 거쳐간 직원들이 그것을 직접 겪으며 얻었던 것처럼.

제프리에게 넘기기 전에, 모든 기술 이야기에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한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가족이다. 회사라는 가족이 아니라, 창업자와 건설자들이 위대한 일을 해나갈 때 그들을 지탱해주는 아내, 남편, 자녀, 파트너, 부모, 그리고 스스로 선택한 가족 구성원들 말이다.

나 역시 내 가족이 없었더라면 이 서문을 쓰고 있지 못했으리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스티브 역시 그의 가족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아는 그 사람이 되지 못했으리라 확신한다.

넥스트를 처음 설립했을 때, 스티브에게는 가족이라 할 만한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그것이 때때로 스티브와 나 사이에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 내게는 아내와 어린 아들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스티브가 그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는 휴일이든 가족 생일이든 가리지 않고 경영진이 주말 회의에 직접 참석할 것을 종종 요구했고, 나는 최선을 다해 선을 그으려 했다.

내가 회사를 떠난 후, 스티브는 그 이유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후기 넥스트 시절, 그는 결혼했고, 둘째와 셋째, 넷째 아이를 낳았으며,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배웠다. 같은 시기에 그의 양부모가 모두 세상을 떠났다.

1993년 그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그 상실은 스티브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고, 그는 나를 장례식에 초대했다. 참석자는 열 명이 채 되지 않았다. 얼마 후 우리는 함께 아침 식사를 했다. 늘 그랬듯 스티브는 조금 늦게 도착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평소와 다른 첫마디를 꺼냈다.

“당신이 옳았어요.” 그가 예전 그대로의 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무엇이요?” 나는 넥스트를 함께 세우며 보낸 수년간의 논쟁과 고군분투를 떠올리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

“가족이요.” 그가 말했다.

그날 아침 우리는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제품에 관한 언급은 거의 없었지만, 오직 가족만이 줄 수 있는 인생의 교훈에 대해 큰 열정으로 대화했다. 스티브의 성공과, 궁극적인 애플의 성공은 이러한 균형, 그리고 그가 가족으로부터 배운 타인에 대한 헌신과 신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나의 믿음이다.

이는 우리 모두가 귀 기울여야 할 교훈이다.

대니얼 레윈

컴퓨터 역사 박물관 전 CEO

넥스트 컴퓨터 공동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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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제프리 케인

제프리 케인

<p>제프리 케인은 세계 각국의 지도자와 기술 기업 창업자, 반체제 인사를 직접 마주하며 시대의 결정적 순간을 기록해온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다에서 수학했고,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 저널》, 《타임》, 《와이어드》, 《포린 폴리시》 등 유수의 매체에 글을 실어왔다. CNN, BBC, NPR, 블룸버그 TV의 단골 해설자로도 활동한다.</p><p>2009년부터 7년간 한국에 머물며 취재해 펴낸 《삼성 라이징(Samsung Rising)》은 파이낸셜 타임스·맥킨지 올해의 비즈니스 도서 후보에 올랐고, 액시엄 비즈니스 북 어워드 금상을 받았다. 중국 신장의 첨단 감시 체제를 파헤친 《더 퍼펙트 폴리스 스테이트(The Perfect Police State)》는 NPR 〈오늘의 책〉에 선정되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p><p>이 책 《넥스트 스티브 잡스》를 시절의 잡스를 가까이서 지켜본 111명을 인터뷰하고,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회의 영상과 회사 내부 문서를 집요하게 추적했다. 신화에 가려 잊힌 잡스의 12년을, 한 인간이 거듭되는 실패를 딛고 비로소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이야기로 복원해낸다.</p>

이민석

이민석

<p>우리나라에 PC가 처음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부터 여러 회사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에 참여해 왔다. 1995년 서울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 후반에는 선후배들과 함께 리눅스 기반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한 회사를 설립해 개발에 몰두했다. 그 과정을 거치며 함께했던 많은 개발자들이 리눅스와 오픈 소스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운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1995년부터 한성대학교 교수로 재직했으며, 개발자 수요가 급증하던 시기에는 NHN NEXT와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서 학장으로 개발자 양성에 힘썼다. 현재는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에서 전공자와 비전공자를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p>

📚넥스트 스티브 잡스》 자주 묻는 질문

Q.이 책은 어떤 스티브 잡스의 모습을 다루고 있나요? 우리가 흔히 아는 성공한 잡스와 다른 점이 있나요?

이 책 《넥스트 스티브 잡스》는 우리가 흔히 접해왔던 애플의 성공 신화 속 스티브 잡스의 모습과는 매우 다른, 감춰진 12년간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1985년 애플에서 해고당한 후 '넥스트(NeXT)'를 설립하고 겪었던 처절한 실패와 좌절의 시기입니다. 기존의 전기나 영화들이 의도적으로 외면하거나 미화했던, 잡스 인생의 가장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을 깊이 있게 파헤치고 있습니다. 완벽주의가 폭군적인 모습으로 변질되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회사가 거듭된 파산 위기에 내몰렸던 암울한 시기였죠. 하지만 바로 이 시기가 오만했던 잡스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귀 기울일 줄 아는 '위대한 리더'로 변화시킨 결정적인 전환점이 됩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잡스의 화려한 성공 뒤에 가려진, 날것 그대로의 민낯과 함께 인간적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넥스트에서의 처절한 실패가 어떻게 훗날 애플을 다시 성공으로 이끌 비전을 잉태하게 했는지 궁금하시다면, 《넥스트 스티브 잡스》를 통해 그 비밀을 파헤쳐 보시길 추천합니다.

Q.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난 후 '넥스트'라는 회사를 세웠다고 하는데, 그 회사는 어떤 곳이었고 왜 실패했나요?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난 후 야심 차게 설립한 '넥스트(NeXT)'는 그의 비전을 담은 첨단 컴퓨터를 만들고자 했던 회사였습니다. 그러나 이 책 《넥스트 스티브 잡스》가 밝히듯이, 넥스트는 여러 가지 이유로 실패의 길을 걸었습니다. 잡스의 통제 불능에 가까운 완벽주의는 엄청난 비용 낭비로 이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로고 디자인에 10만 달러를 쓰고 화장실 타일 줄눈 교체에 2만 달러를 쏟아붓는 식이었죠. 이는 회사의 재정 상태를 심각하게 악화시켰고, 거듭된 파산 위기로 내몰았습니다. 또한, '영웅'과 '멍청이'를 오가는 그의 지독한 변덕은 직원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며 조직의 사기를 저하시켰습니다. 넥스트는 혁신적인 기술을 지향했지만, 시장의 요구와 동떨어진 고가 정책과 생산 능력 부족 등 여러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이 책은 넥스트의 존립을 위협했던 '심각한 위기 목록'의 실체와 심지어 정보기관과의 은밀한 뒷거래까지 폭로하며, 이 회사가 단순한 실패작이 아닌, 잡스에게 가장 큰 교훈을 안겨준 '잔혹한 실패의 도가니'였음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넥스트의 실패가 스티브 잡스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궁금하다면, 《넥스트 스티브 잡스》를 읽어보세요.

Q.이 책을 통해 스티브 잡스의 어떤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점이 있나요?

《넥스트 스티브 잡스》는 기존의 스티브 잡스 관련 서적들이 보여주지 않았던 매우 충격적이고 날것 그대로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흔히 알려진 카리스마 넘치는 혁신가로서의 이미지 뒤에 숨겨진, 애플에서 쫓겨난 후 '넥스트' 시절의 잡스는 오만하고 변덕스러운 '폭군'에 가까웠습니다. 이 책은 그가 어떻게 직원들을 몰아붙이고, 비현실적인 완벽주의로 회사를 파산 직전까지 몰고 갔는지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심지어 국가안보국(NSA), CIA 등 정보기관 요원들과의 은밀하고도 위험한 뒷거래까지, 그동안 철저히 감춰져 있던 충격적인 진실들이 최초로 폭로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의 어두운 면모만을 고발하는 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러한 끔찍한 실패와 굴욕 속에서 스티브 잡스가 어떻게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며, 실무진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위대한 리더로 성장했는지를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우리가 알던 잡스는 반쪽짜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줄 것입니다. 진짜 스티브 잡스의 인간적인 성장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넥스트 스티브 잡스》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Q.스티브 잡스의 '넥스트' 시절이 애플에 다시 돌아온 후의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스티브 잡스의 '넥스트' 시절은 그에게 처절한 실패와 굴욕을 안겨주었지만, 역설적으로 애플 복귀 후의 위대한 성공에 결정적인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넥스트 스티브 잡스》는 이 시기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잡스를 '위대한 리더'로 재탄생시킨 용광로였음을 강조합니다. 넥스트에서 그는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고 경청하는 법, 그리고 실무진에게 과감히 권한을 위임하는 리더십을 배웠습니다. 과거의 오만한 폭군이 아닌, 협업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리더로 성장한 것입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넥스트는 중요한 유산을 남겼습니다. 바로 '넥스트스텝(NeXTSTEP)' 운영체제입니다. 이 넥스트스텝은 훗날 애플의 macOS의 심장이 되었고, 현대 iOS의 근간이 되는 기술적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월드와이드웹의 탄생에도 넥스트 컴퓨터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즉, 넥스트에서의 12년은 잡스가 개인적으로 성장하고, 미래의 애플을 설계할 기술적 청사진을 구체화하며, 전략적 사고를 단련하는 '타임캡슐'과 같은 시간이었던 것입니다. 애플 복귀 후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등 혁신적인 제품을 연이어 성공시킨 그의 리더십과 비전은 바로 이 넥스트 시절의 값비싼 경험과 깨달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잡스의 진정한 성장의 비밀을 알고 싶다면, 《넥스트 스티브 잡스》를 꼭 읽어보세요.

Q.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넥스트 스티브 잡스》는 월터 아이작슨의 공식 전기와는 확연히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합니다. 공식 전기가 스티브 잡스의 전 생애를 아우르며 그의 성공과 업적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 책은 1985년 애플에서 해고된 후부터 애플로 복귀하기 전까지의 '넥스트(NeXT)'에서의 12년간이라는 특정 시기에 집중합니다. 이 시기는 잡스 인생에서 가장 어둡고 실패로 가득했던 기간이었으며, 공식 전기나 다른 평전들이 의도적으로 외면하거나 미화했던 부분입니다. 저자 제프리 케인은 이 감춰진 12년을 '집요하게 파헤친 최초의 추적기'라고 할 만큼, 철저한 자료 조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충격적인 진실들을 폭로합니다. 예를 들어, 넥스트의 존립을 뒤흔들었던 '심각한 위기 목록'의 실체나 국가안보국(NSA), CIA 등 정보기관과의 은밀한 뒷거래 같은 내용은 이 책을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내용입니다. 즉, 이 책은 잡스의 화려한 성공 신화가 아닌, 그 성공을 가능하게 했던 처절한 실패와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인간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춰, 우리가 알던 스티브 잡스의 '반쪽'을 완성시켜줍니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깊이 있고 진실된 이해를 원하신다면, 《넥스트 스티브 잡스》는 필독서입니다.

Q.기술적인 내용이 많이 나오나요? IT 비전공자도 이해하기 쉬울까요?

《넥스트 스티브 잡스》는 스티브 잡스의 개인적인 성장과 리더십 변화에 초점을 맞춘 인물 전기이기 때문에, 복잡하고 전문적인 IT 기술 용어가 전면에 나서지는 않습니다. 물론 넥스트(NeXT) 컴퓨터나 넥스트스텝(NeXTSTEP) 운영체제와 같이 그 시대의 혁신적인 기술들이 언급되기는 하지만, 그 기술 자체의 깊이 있는 원리나 구현 방식보다는 해당 기술이 스티브 잡스의 비전이나 회사의 방향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훗날 애플의 제품들에 어떻게 계승되었는지에 대한 큰 그림 위주로 설명됩니다. 따라서 IT 비전공자분들도 스티브 잡스의 고뇌와 열정, 그리고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도록 쉽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핵심은 '기술' 자체보다는 '기술을 다루는 사람'인 스티브 잡스의 내면과 외적 변화에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적인 IT 지식이 없어도 독자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서사적인 흐름과 인물 중심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의 드라마틱한 성장 스토리에 관심이 있다면, IT 비전공자분들도 《넥스트 스티브 잡스》를 통해 큰 영감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Q.이 책을 읽으면 어떤 독자들이 가장 큰 도움이나 재미를 얻을 수 있을까요?

《넥스트 스티브 잡스》는 다음과 같은 독자들에게 가장 큰 도움과 재미를 선사할 것입니다. 첫째, 창업가나 비즈니스 리더를 꿈꾸는 분들입니다.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스티브 잡스의 모습은 모든 리더에게 귀감이 됩니다. 특히 실패를 마주했을 때 어떻게 극복하고 더 나은 리더로 거듭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둘째, 커리어 전환이나 개인적인 성장을 고민하는 분들입니다.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난 후 겪었던 좌절과 고난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이 책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스스로를 단련하는 과정, 그리고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협력하는 리더로 변모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개인적인 성장을 위한 동기를 부여합니다. 셋째,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원하는 분들입니다. 이 책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잡스의 '잃어버린 12년'을 파헤쳐, 그의 인생 퍼즐 조각을 완성합니다. 애플의 혁신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잡스가 어떻게 미래의 비전을 설계했는지 궁금한 분들에게는 필독서입니다. 넷째, 드라마틱한 인물 스토리에 몰입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입니다. 한 인물이 처절하게 실패하고 고통받는 과정에서 위대한 리더로 재탄생하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강력한 서스펜스와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독자층에게 깊은 영감을 줄 《넥스트 스티브 잡스》를 강력히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