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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AI 리터러시, 일라이자 효과

2026년 10월 28일조회 18

이 글은 《AI는 생각하지 않는다, AI 리터러시》에서 발췌했습니다.

AI는 생각하지 않는다, AI 리터러시

AI는 생각하지 않는다, AI 리터러시

ISBN 9791124516652지은이 이제현₩22,000
교보문고예스24알라딘

AI 리터러시, 일라이자 효과

사람들은 판단보다 더 깊은 것을 AI에게 맡기기 시작했다. 바로 감정이다. 누구에게도 못 할 이야기를 AI에게 털어놓고, 위로받고, 심지어 AI와 사랑에 빠진다. 이 장은 우리가 기계에게서 마음을 느끼는 이유, 그리고 그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에게는 마주하는 대상을 사람처럼 여기는 습관이 있다. 사람 얼굴을 닮은 커다란 바위를 보면서 경외감을 느끼며 사연을 입히는 게 인간이다. 기업들은 이를 적극 이용한다. 문구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붙이고, 식당 서빙 로봇에 동작마다 바뀌는 얼굴을 달아 친근감을 준다. 어릴 때 소중하게 여기던 애착인형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사람의 자동차, 노트북, 카메라에 애정 어린 이름이 붙어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반응하는 대상에게 더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인간의 뇌에 과잉 행위자 탐지 장치1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두운 숲에서 수풀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 단순히 ‘바람이 부나?’를 떠올리기보다 ‘맹수나 적이 다가오고 있는 건가?’라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다. 필요 이상으로 예민하게 반응해서 오작동을 할 수도 있다. 그냥 바람이었다면 잠시 긴장한 만큼의 에너지를 쓰고 끝난다. 하지만 맹수였는데 무시했다면 목숨을 잃는다. 두 경우에 치러야 하는 비용이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인류는 수십만년을 살아오며 움직이고, 반응하고, 패턴을 보이는 것에 자동으로 의도를 입히도록 진화했다. 그리고 이 장치의 스위치는 AI가 “그것 참 좋은 질문이네요”라고 치는 맞장구에도 켜진다.

이 본능적인 감각은 야생의 생존과 대인관계에는 효율적이지만 AI를 상대할 때는 큰 함정이 된다. AI가 실수를 고백하고 작업을 보고하는 모든 순간 우리 뇌에서는 이 장치가 계속 작동한다. 커뮤니케이션 연구자 클리퍼드 나스와 바이런 리브스는 실험으로 이 보편성을 입증했다. 사람들은 컴퓨터가 생성한 텍스트에도 호감과 비호감을 느꼈고, 컴퓨터가 칭찬하면 기분이 좋아졌으며, 컴퓨터 앞에서 예의를 갖추기까지 했다. 이들이 수행한 연구의 결론은 단순명료 했다.

“사람들은 컴퓨터를 사람처럼 대한다. 그러나 이는 어리석은 행동이 아니라 인간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스마트폰도 생성형 AI도 없던 1996년에 수행된 연구의 결론이다. 무미건조한 텍스트 상자에도 마음이 움직였는데, 유창하게 공감하고 나눈 대화까지 기억하는 오늘날의 AI 앞에서 인간의 이 본능은 훨씬 더 강하게 작동할 것이다.

우리가 이토록 쉽게 마음을 주기 때문에, 바로 그 틈을 노리는 일도 생긴다. 최근에는 악의를 가지고 사람의 목소리나 말투를 AI로 위조하는 범죄가 늘고 있다. 피해자의 자녀가 납치되었다고 믿게 만드는 보이스 피싱부터 매력적인 이성을 사칭하는 로맨스 스캠까지, 딥페이크와 딥보이스를 이용해 정말로 존재하는 사람처럼 믿게 하고 있다. 심지어 LLM을 이용해 맞춤형 공감 대화 시나리오를 작성해 감정을 가스라이팅하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인공지능 윤리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철학자 대니얼 데닛은 이런 존재를 위조지폐에 빗대어 위조 인간으로 명명하며, 위조지폐가 경제를 무너뜨리듯 위조 인간이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위조 인간의 위험은 인공지능 연구 초기부터 보고되었다. 1960년대 중반, MIT의 요제프 와이젠바움은 챗봇 일라이자ELIZA를 만들었다. 일라이자가 한 일은 상대의 말에서 키워드를 뽑아 미리 정해둔 규칙대로 맞장구를 치는 것뿐이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미안”이라고 하면, “사과하지 마” 또는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같은 답 중 하나를 무작위로 골라 내놓는 식이었다.

당연히 이런 대화에 진정성이 있을 리 없다. 와이젠바움도 인간과 기계의 대화가 겉보기에 매끄러워도 실은 피상적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정반대로 일라이자에게 인격을 부여하고, 대화로 위로받기를 원했다. 심지어 개발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며 일라이자의 정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비서조차 일라이자와의 대화를 사생활로 보장받기를 원했다.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도 단순한 프로그램에 아주 짧은 시간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망상에 빠질 수 있음을 깨달은 와이젠바움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 경험은 그의 인생을 바꿨다. 1976년 그는 《컴퓨터의 힘과 인간의 이성》을 펴내며 AI 낙관론자에서 비관론자로 돌아섰다. 책에서 그는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일과 컴퓨터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심리 상담, 판결, 윤리적 판단처럼 인간의 공감과 책임이 필요한 영역에 AI를 들이는 것에 강하게 반대했다. 기계는 결코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거나 아낄 수 없으며, 그런 척하도록 만든 기계를 그 자리에 놓는 것은 사람을 속이는 일이라고 그는 보았다. 당시 학계 일부는 기술 공포증이라 비판했지만 그는 끝까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당대에 AI를 가장 깊이 연구하던 사람이 AI에 가장 회의적인 목소리를 낸 것은 아이러니가 아니라 필연이었다. 직접 만들었으니 AI에게 결여된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사람들이 기계에 쉽게 감정을 이입하고 인간적 특성을 투영하는 현상에 일라이자 효과ELIZA effect라는 이름이 붙었다.

오늘날 챗GPT와 대화하며 빠져드는 온갖 과몰입의 원형이다. 그런데 1966년의 일라이자와 오늘의 AI 사이에는 결정적 차이가 하나 있다. 일라이자는 성능이 어설펐기에 사람들이 금세 정신을 차렸다.

문법이 어색하거나 반응이 단조로워서 사용자가 몰입에서 빠져나오기가 수월했다. 반면 오늘의 AI는 문맥에 맞는 어휘 선택, 정중한 어조, 논리적인 문장 구조를 두루 갖추어 사용자의 의식 속에 지적인 권위까지 두르고 자리를 잡는다. 단순히 공감하는 척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박식하고 사려 깊은 상대처럼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처럼 오늘날의 AI는 감정적 유대와 지적 신뢰를 동시에 형성한다. 당신의 질문에 조리 있게 답하고, 틀리면 정중하게 수정하고, 복잡한 논증을 전개한다. 아는 것이 많은 친구로서뿐 아니라 공감해주는 친구로서의 존재감을 획득하면, 그 말을 의심하는 심리적 문턱은 더욱 낮아진다. 나의 대화 상대가 한낱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가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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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이제현

이제현

이제현 박사

서울대학교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빈 공과대학교에서 고체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반도체연구소에서 반도체 소재와 공정을 연구하며 AI가 연구 현장에 도입되는 과정을 경험했다. 이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재생에너지 연구와 조직내 AI 문화 확산을 주도했고,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연구 현장의 AI 전환을 이끄는 한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기술 정책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복잡한 기술과 수식을 직관적인 시각 언어로 번역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지식을 사람들과 나누는 일을 즐긴다.

저서 : 

__ 《AI는 생각하지 않는다, AI 리터러시》(2026, 골든래빗) 저

__ 《데이터 과학자 원칙》(2023, 골든래빗) 공저

수상 이력 :

__ '26 과학기술부총리 / 과학기술정책유공 표창

__ '24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연구지원(과학커뮤니케이터) 우수상

__ '22, '23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업무혁신 대상(2회)

__ '19 국토교통부장관상

__ '16 삼성전자 미래창조상

SNS :

tech.jehyunlee.dev

facebook.com/jehyun.lee.9615

📚《AI는 생각하지 않는다, AI 리터러시》 자주 묻는 질문

Q.AI가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하는 날이 정말 올까요? AI의 한계가 궁금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ChatGPT나 생성형 AI를 보며 AI가 스스로 '생각'을 한다고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AI의 본질은 원리를 깨우치는 '지능'이 아닙니다. AI는 인간이 준 지시를 바탕으로 학습된 통계적 패턴에 따라 가장 확률이 높은 답을 빠르게 계산하여 출력하는 '실행 장치'에 불과합니다. 즉, AI는 생각하지 않으며 단지 무섭도록 빠르게 행동할 뿐입니다. 진짜 문제는 우리가 AI의 편리함에 취해 판단과 사고 과정을 통째로 넘겨버리는 '생각의 외주화'에 빠지는 것입니다. AI는 인간의 사고력을 몇 배로 증폭해 주는 '증폭기'일 때 가장 가치 있습니다. AI 시대에 도태되지 않으려면 AI의 작동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인간 고유의 비판적 사고력을 지켜내야 합니다. KIST AIX전략실장 이제현 박사의 저서 《AI는 생각하지 않는다, AI 리터러시》를 통해 AI의 진짜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무기로 만드는 통찰을 얻어보세요.

Q.AI를 업무나 공부에 백분 활용하고 싶은데, 가장 먼저 키워야 할 역량은 무엇인가요?

AI를 남들보다 100% 더 잘 쓰기 위해 필요한 핵심 역량은 기술적인 코딩 능력이 아니라, 바로 'AI 리터러시(문해력)'입니다. AI 리터러시란 단순히 질문 창에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기술을 넘어, AI가 왜 이런 답변을 내놓았는지 그 원리를 이해하고 의심할 줄 아는 능력을 뜻합니다. AI가 제시한 결과물에서 오류를 잡아내고, 올바른 방향으로 질문을 다시 던지며, 최종 답을 검증하는 '본체의 능력'이 살아있어야만 AI를 진짜 나의 강력한 도구로 삼을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믿음 대신 합리적인 의심과 질문을 던질 때 AI는 비로소 단순한 유행을 넘어 최고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됩니다. AI 공존 시대에 꼭 필요한 진짜 문해력을 기르고 싶다면, 데이터 과학자의 실천적 지혜가 담긴 《AI는 생각하지 않는다, AI 리터러시》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Q.데이터 과학자가 말하는 '생각의 외주화'란 무엇이며 왜 위험한가요?

'생각의 외주화'란 복잡한 문제 해결이나 의사결정 과정을 고민하지 않고, AI가 내놓은 그럴듯한 답변을 비판 없이 그대로 수용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AI는 통계적 패턴에 따라 그럴듯한 오답을 만들어내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자주 일으킵니다. 만약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근육을 쓰지 않고 판단을 AI에게 통째로 넘겨버린다면, AI가 만든 오류를 걸러내지 못해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AI는 방향을 정해주고 질문을 던지는 인간의 통제 안에서만 안전하게 작동합니다. 스스로 주도권을 쥐고 생각하는 힘을 잃지 않는 것만이 AI 시대에 대체되지 않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AI 작동 메커니즘을 명확히 이해하고 주도적인 협업 방식을 배우고 싶다면 《AI는 생각하지 않는다, AI 리터러시》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Q.비전공자인데 AI의 작동 원리를 쉽게 배울 수 있는 책이 있을까요?

시중의 많은 AI 책들이 너무 복잡한 수학 공식이나 개발 코딩 위주로 설명되어 있어 비전공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AI를 잘 쓰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발자 수준의 코딩 지식이 아니라, AI가 어떤 논리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출력하는지 이해하는 '문해력'입니다. 복잡한 수식 없이도 데이터 과학자의 시선에서 AI의 본질을 쉽고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책을 읽는 것이 좋습니다. AI는 똑똑한 지능이 아니라 통계적 패턴 실행기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KIST 현직 AIX전략실장이 쓴 《AI는 생각하지 않는다, AI 리터러시》는 비전공자도 AI의 작동 원리를 쉽게 이해하고, 실무에서 AI를 믿음직한 동료로 통제하며 부릴 수 있는 실천적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Q.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시대에 제 커리어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지만, 정확히는 'AI를 사용하는 사람'이 'AI를 쓰지 못하는 사람'을 대체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AI 툴을 다루는 매뉴얼적 지식이 아닙니다. 질문을 던지고, 돌아온 답을 검증하고, 이를 조합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획력과 비판적 사고력이 핵심입니다. AI는 인간의 사고를 몇 배로 확장해 주는 증폭기이므로, 기본기인 '본체의 능력'이 뛰어날수록 AI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됩니다. 기술에 압도당해 끌려다니지 않고 주도적으로 AI를 부리는 리더가 되어야 커리어를 견고히 지킬 수 있습니다. AI 시대의 생존 전략과 실천적 방향성을 얻고 싶다면, 데이터 과학자의 날카로운 조언이 담긴 《AI는 생각하지 않는다, AI 리터러시》를 꼭 읽어보세요.

Q.AI 프롬프트 작성을 잘하고 싶은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술만 배우면 될까요?

질문(프롬프트)을 잘 던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단순히 유행하는 프롬프트 템플릿 몇 개를 외워서 적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진정한 프롬프트 경쟁력은 질문 대상인 AI가 질문을 어떻게 해석하고 처리하는지 '원리'를 아는 데서 출발합니다. 통계적 맥락을 이해하고 적절한 제약 조건을 설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최상의 답변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AI가 내놓은 결과물이 맞는지 틀린지 검증하는 '질문자 자신의 내공'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기술적 스킬을 넘어 AI의 실행 메커니즘을 꿰뚫어 보고 다룰 줄 아는 본질적인 체력을 길러야 합니다. AI와 협업하는 진짜 문해력을 가르쳐주는 책 《AI는 생각하지 않는다, AI 리터러시》를 통해 프롬프트를 지배하는 진짜 능력을 키워보세요.

Q.데이터 분석이나 AI 모델을 다룰 때 왜 통계적 사고가 중요한가요?

현재 유행하는 딥러닝과 생성형 AI의 밑바탕은 결국 방대한 데이터의 '통계적 확률'입니다. AI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스스로 판단해 답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내의 통계적 패턴을 연결하여 결과를 출력합니다. 따라서 통계적 사고를 하지 못하면 AI가 내놓은 그럴듯한 거짓말(환각 현상)이나 편향된 데이터 분석 결과를 그대로 믿는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AI 분석 도구를 유용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분포와 확률적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문해력이 필수적입니다. AI의 통계적 속성을 올바르게 인지하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똑똑하게 내리고 싶다면, 현직 데이터 과학자의 날카로운 분석이 돋보이는 《AI는 생각하지 않는다, AI 리터러시》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