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한국 독자들을 만나 한층 깊고 넓고, 더더 귀여워진 세계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5주년 기념 확장판!
이런 책이 될 줄 몰랐던 기획 단계부터 좌충우돌 제작기, 독자들과의 신박한 콜라보까지
‘나’에서 ‘우리’가 된 이야기로 가득한 특별 에디션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책의 뜻밖의놀라운 여정을 만난다.
에세이 한 권은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을까? 여정의 시작은 덴마크 여행을 마치고 독일로 향하는 버스, 자기만의 고민에 빠져 누구와도 친구가 되고 싶지 않던 당신 안에 있다. 당신은 옆자리 사람과 눈이 마주친다. 담담한 미소가 오가고 둘은 곧 친구가 된다. 옆자리 사람은 덴마크인이며 당신을 덴마크 집으로 무작정 초대한다. “우리 집에 올래?” 하지만 당신은 독일에 머물다가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당신의 선택은?
어떤 이는 예정한 일정을 따를 테고, 어떤 이는 독일 여행을 포기하고 덴마크 사람의 초대에 응했을 것이다. 여기 ‘썸머'(한국이름 하정)라는 사람은 후자였고, 덴마크 집에서 겪은 일을 담아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를 출간했다(2019, 좋은여름).
책은 곧 ‘할머니’, ‘장래희망’ 키워드 바람을 일으켰다. 책 안에는 유행을 타지 않고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덴마크 라이프 스타일의 비밀이 숨겨져있었다. 바로, 자연스러우면서도 정교하게 전수되는 가족문화. 책에서 덴마크 아빠(어위)는 딸(아네뜨)에게 평생에 걸쳐 아름다운 엽서를 보내고, 그 딸은 훗날 자신의 딸(쥴리)을 위한 자수 작품을 30년이나 들여 탄생시킨다.
엽서, 뜨개, 플리마켓, 정원… 일상적인 소재에 삶의 정수를 담아 대물림하는 사람들. 요즘의 우리에게 필요했던 좋은 예시, 미래상이었을까? 한국 독자들은 책과 자신, 덴마크 가족과 자신 사이에 이어진 끈을 단박에 알아보았다. 자녀에게 엽서를 쓰겠다거나 가족의 기록을 소중히 하겠다는 다짐들이 서평을 통해 꾸준히 등장했다. 아네뜨의 뜨개 가방을 함께 뜨는 ‘함뜨’ 모임을 만들어 작품전을 열기도 했다. 그렇게 머나먼 한국에까지 덴마크 가족의 감각이 잔잔하고 꾸준하게 전수되었고, 2023년 1월에는 공식 전시회까지 갖게 된다. 아네뜨의 뜨개 가방, 어위의 드로잉 등이 전시되었고, 전시품은 쥴리가 덴마크에서 한국으로 직접 가져왔다. 버스 안에서 저자를 집으로 초대한 장본인이 이윽고 저자의 나라에, 저자의 집에 오게 된 순간이다. 책은 독자들을 만나 한층 깊고 넓어졌으며, 독자들은 책 속의 인물과 물건을 직접 만나 더더 귀여워졌다.
그리고 2023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첫 인쇄 5주년을 맞아 특별한 책이 출간된다. 이 귀여운 책을 둘러싼 공간과 시간, 사람 들의 이야기를 수집한 <5주년 기념 확장판>이 그것이다. 사진집을 만들려고 했는데 엉뚱하게 에세이가 된 사연, 저자의 꾀임에 넘어가 소중한 연말에 책 작업에 동원된 친구들, 지금과 전혀 다른 표지가 될 뻔했던 과정, “이렇게 멋진 사람들이구나”라고 감탄하게 만든 우리 독자들의 이야기가 원래 있던 이야기에 더해져 책은 한껏 풍성해졌다. “다 읽어버리는 게 아까워 한 장 한 장 아껴 읽었다”는 독자들의 안타까움은 이제 사라질지도? 아니면 앞으로 또 어떤 사람의 어떤 이야기가 더해질까 궁금해 10주년 기념판이 벌써부터 기다려질지도!
저자는 처음엔 덴마크 가족을 관찰했고 다음엔 책의 삶을 관찰했다. 만든 사람, 읽은 사람, 앞으로 읽을 사람, 그리고 자신까지… 이 책은 “에세이 한 권이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기꺼이 답을 하려는 용감한 사람들을 관찰하고 기록한 책이다. 썸머와 덴마크 가족이 우리 독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새 독자에게는 환영의 인사를 건네며 무작정 초대하는 책이다.
그러니 당신의 선택은?
“우리 집에 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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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판을 읽은 독자들의 소감
“저자의 경험이 글이 되어 우리를 만나고, 글이 독자의 경험으로 살아가는 아주 특별한 책” _ 최쏘
“무엇으로 시간을 소요하고 무엇을 생산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 _수학요원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관과 삶의 형태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 이렇게 현실 속에 있다니…” _제주지앵
“책을 읽다 끊기는 시간이 싫을 만큼 좋았다. 내 친구에게, 동생에게, 엄마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책이다. 작가의 글이 나를 또 어디로 데려갈지, 나도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_lupearth
“타샤할머니, 모지스할머니를 이어 아네뜨할머니도 나의 뮤즈로! 이미 내 몸은 동그랗게 충분히 귀여워져 있고, 할머니만 되면 되는 거 아니야. 아 설렌다. 왠지 이루어질것만 같다.” _디자인생각
“처음 이 책을 골랐던 때보다 조금 더 이 책이 좋아지고 두 배쯤 이 책이 궁금해졌다. 어쩌면, 나에게, 이 작은 책은 두고두고 간직하다 누군가에게 이야기와 함께 물려주는 아네뜨의 물건처럼 될 것 같다.” _ gazer
“책을 읽는 내내 책방지기가 나에게 이 책을 처방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는 ‘귀여운 할머니’ 보다는 ‘사람들을 귀여워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 _오애란
“나를 위한, 우리 가족을 위한 추억상자를 만들어야지. 세대를 뛰어넘는 취향을 만들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 지속됨의 행복을 함께 느끼는 것. 내가 해야할 일” _듀이
“우리는 서로의 빛을 받고 나의 빛을 주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구나” _물들래
“나른한 기분으로 읽고 있으니 내 인생이 아주 아름답게 흘러갈거라는 예감마저 들었다.” _페브레로
“많이 만들고 쉽게 사고 버리는 행태가 만연한 지금의 사회에서 아네뜨와 그녀의 가족의 일상에서 발견한 보물같은 시간은 바라보는 내내 뜨끔하기도 하고 흐믓해하며 나도 저렇게 살아가고 싶다고 뇌뇜질을 계속 하게 만들었다.” _코리안히피걸
“무조건 버리고 공간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들을 이용하여 쓸모 있게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미니멀리즘 아닐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즐거운 마음이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나는 행복해도 된다고,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자주 이야기해 준다. 그리고 그런 나에게 이야기해준다. ’행복해도 괜찮아. 피하지 않아도 돼. 가져 봐, 이젠.’” _탄포
“요즘 트렌드와 완전히 상반되는 책이라고 보면 된다. 엄마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졌다. 나의 생각과 가치관. 내가 쓰는 글이나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따뜻함을 담아 하나씩 부모님께 소개해줄 수 있을까? 어릴 적 썼던 시와 글, 끄적거렸던 그림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슬펐다. 더 크고 광활했던 나의 세계를 지켜야만 했는데. 세월을 버티고 대를 이어 내려온 귀여운 잡동사니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_홍식
“진정한 창작의 삶을 아는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누린다’. 줄리와 줄리의 어머니의 일상, 그리고 그의 아버지의 유품들이 그들의 인생을 그들 스스로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이야기해준다. 소유함의 가치를 진정으로 알고 예술을 공감하는 사람에게 그 일부를 기꺼이 나누는 일이 창작과 예술의 영향력을 보존하는 일이자, 예술의 진정한 가치의 정점을 찍는 일이라는 사실을 배운다. 내가 좋아하는 나의 일들이 나의 삶에 불평등을 만드는 존재가 아니라 내 인생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줄리와 그의 부모님의 삶을 보고 들으며 알게 되었다. 사람 앞에 드러내 보이는 일이, 내 영향력이 보잘것 없을까봐 두려워한 모든 세월이 불필요했다는 깨달음과 함께.” _MIN
“서로에게 의미있는 사람이 된다는 건 작고 사소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바라봐주는 시간 같은 것” _하얀늑대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는 내가 요즘 뜨개질과 자수가 게을러진 것은 그런걸 쓸모없다 말했던 누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자꾸 눈치를 보다보니, 그가 보고있지 않아도 마음껏 하지 못하게 된것 같다.
좋아하는 걸 누군가와 나누고 공유하는 건 얼마나 재밌는 일일까?” _ryutaori
“어릴 적 나는 장래희망이 뭐냐는 질문에 “좋은 할머니가 되는것” 이라고 말했다가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움츠러들게 되었고 나의 예쁜 꿈은 내 마음 속에서만 커가고 있었다.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같았고” _온이온이 할머니
“누군데 나의 장래희망을 이야기하는 거지? 나도 내가 쌓아왔던 어릴 적 그 열정을, 나의 이야기를 소중히 간직해주지 않았던 나의 가족과 환경을 원망했던 적이 있다. 조금만 나에게 지지를 보내주었더라면 나는 좀 더 초연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었을텐데. 나는 지금보다는 적어도 지금의 나처럼은 아니었을텐데…
나도 내 이상과 꿈에 걸맞은 나무의 씨앗이 되어보려고 한다.” _미오
“이런 사진을 볼 때마다 과연 잘 찍은 사진은 무엇일까?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어디서 어떤 일이 내 삶을 인도할지 모른다. 인생은 진짜 이런 것 같다.” _만아
“책 제목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가 마지막 장을 넘길때 나의 장래희망이 되었다. 아름다움을 만들어가는 비밀을 배운다.” _JENNY
★ 작가의 말
나는 이 책의 저자이자 책을 펴낸 [좋은여름]의 책임자다. 인터넷 서점에 책을 등록하려면 출판사 서평이라는 것을 써야 한다는 것을 알고 난감했다. 내가 쓴 글을 내가 평하라니! 끔뻑이는 마우스 커서를 며칠간 노려보다가 유명한 책들의 출판사 서평을 들여다보았다. “이 시대엔 이런 책이 나와야 한다!” 라거나 “당신의 마음을 치유해 줄 것이다”라는 등 해당 책을 멋들어지게 꾸며주고 있었다. 부러웠다. 나도 우리 책의 존재 의미와 효능(?)을 자랑하고 싶지만 내 입으로는 차마 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떠오른 생각은, 책을 이미 읽은 사람들의 서평을 참고하자는 것이었다. 우리 책은 2018년 12월 말에 독립출판으로 태어났고 2019년 5월 정식 출간되기 전까지 독립서점에서 적잖이 팔렸으며 꽤 많은 자발적 리뷰가 SNS에 실려 있던 터였다.
자, 솔직해져 보자. 당신은 책을 살 때 출판사 서평을 참고하는가 아니면 독자 서평을 더 찾아보는가? 단연 후자인 나는 옹골차게 영근 감자 줄기를 움켜쥔 농부의 마음이 되었다. 캐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날로 먹는 기분으로 검색창에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를 입력한 후 뿌려진 결과를 훑어보았다. 거기에는 공통된 평가가 몇 가지 있었다. 지면의 한계가 있으니 딱 세 개만 써보겠다.
_일단 이 책은, 사람을 알뜰하게 만든다.
다수의 독자가 책을 읽기가 아까워 아껴읽는다고 했다. 사람들 참… 두 번, 세 번 읽으면 될 것을! 책의 주인공인 덴마크 할머니 아네뜨도 그렇다. 허투루 보내는 것 없이 잘 아끼고 촘촘히 사용한다. 소파의 천을 교체하면 그 천은 의자의 커버가 되었다가 에코백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우리 독자들은 많이 생산하고 쉽게 버려지는 세태를 지지하지 않는 듯했다. [미니멀리즘]이라는 것을 괜히 따라 해서는 ‘지금 설레지 않는다’는 이유로 물건들을 죄다 버리며 지구에 부담을 준 것을 반성했다.
_둘째, 정성과 시간의 가치를 추구하게 만든다.
책이 불티나게 팔린 곳 중 하나는 서점이 아닌 빈티지 소품가게, 서울도 아닌 전남 장성에 있는 가게였다. 이름은 [빌레트 상림]. 주인장은 책에 고운 리본을 감아 진열했다. 사람들은 작지만 아름다운 터치가 더해진 [빌레트 상림]의 책을 사려고 수원이며 거제도며 먼 곳에서도 택배 주문을 했다. 아네뜨와 쥴리도 그렇다. 친구에게 생일선물을 하려고 손뜨개 양말을 며칠이나 공들여 만든다. 가까운 상점에서 손쉽게 기성품을 살 수도 있지만 시간과 공을 들인 물건에 더 눈이 반짝이는 법. 정밀하지 않아도, 유행의 첨단을 걷지 않아도 좋다. 정성의 가치를 한 땀 엮기 위해 먼 길로 돌아가기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의 책이랄까!
_셋째, 뭐라도 나누게 만든다.
책을 읽고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 선물할 마음으로 재구매를 하는 독자가 많았다. 정식출간이 되면 또 사서 지인에게 선물하겠다고 벼르는 독자도 있다. 각자도생의 시대, 어느 누가 남의 삶에 이토록 마음을 나눌까? 바로 여기, 우리 독자들이 그렇고 아네뜨와 쥴리, 내가 그렇다. 버스 건너편 자리에서 눈인사 한번 했을 뿐인데 아네뜨와 쥴리는 낯선 이에게 문을 활짝 열고 빵과 차를 나누었다. 침구와 옷, 가족의 추억도 함께. 우리는 서로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어졌다. 2012년에 첫 책을 낸 후 오랫동안 쓰지 못하던 내게 아네뜨와 쥴리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쓸 기회를 주었고, 나는 그들에게 가족의 기록을 남길 기회를 주었다. 상대의 행복을 바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에 우리의 시간과 금전과 에너지가 잘 쓰였다.
세 개까지만 쓰려 했지만 하나 더 추가하자면, 이 책은 나이 들기를 두려워하지 않게 만든다. 서평에서 가장 많이 반복된 표현은 “어머. 내 장래희망도 귀여운 할머니(할아버지)였는데!” 라거나 “나도 귀여운 할머니가 되었으면 좋겠다. 꼭 이루고 싶은 꿈이다”라는 것이다. 아니, 요즘 세상에 누가 할머니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는 것을 꿈으로 삼는가? 안티에이징 의술이나 화장품 산업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는 시대, 한 살이라도 어려 보인다는 말이 칭찬인 시대에 말이다. 자신이 작가인 나보다 연장자이니 더 빨리 귀여운 할머니가 될 수 있다고 자랑하는 한 독자 앞에서 나는 조바심이 났다. 아, 내가 먼저 돼야 하는데, 귀여운 할머니!
나는 우리 독자들이 ‘나이 든 자신’을 ‘존재’하도록 꿈꾸고 가꾸는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그룹에게 노년이란 ‘없었으면 좋을 시절’, 혹은 ‘안전한 소멸만이 최대 희망사항인 시절’이다. 집과 돈을 준비하는 것이 계획, 즉, 장래희망이다. “할머니가 되면 이런 일을 해야지, 이런 관계를 맺고 살아야지”라는 미래상은 언급되지 않는다. 앞선 예시의 ‘노후’가 준비되지 않은 누군가에게 ‘평균 수명 100세 시대’라는 뉴스는 두려움일 것이다. 늙고 병들고 쓸모와 가치가 사라진 존재로 지내는 날들로 속절없이 끌려가는 비참한 두려움.
같은 책을 읽었어도 독자들의 사정은 각기 다를 것이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아네뜨를 중심으로 그의 아버지 어위, 딸 쥴리까지, 3대가 서로에게 어떤 유년기를, 어떤 청춘을, 어떤 노후를 선물했는지 슬며시 들여다보는 경험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과 주변인들의 세월도 애틋하게 바라보게 된 것은 아닐까. “딸아이에게 돈으로 살 수 없는 센스와 사소하고 귀중한 것을 물려주고 싶다”, “내가 물려줄 유산은 무엇인가를 묻게 된다”고 말하는 독자들. “어릴 때 좋아했던 것들을 지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눈치 보지 않고 계속 좋아하겠다”라고도 말한다. “그러려면 건강해야 한다. 오늘은 치과에 가자!”며 귀찮음을 분연히 떨치고 일어선 독자가 귀여워 한참을 웃었다.
그렇다. “귀여운 할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치아, 아니 일상을 건강하고 살뜰히 돌보아야 한다. 우린 이미 귀여우니까, 이제 시간만 잘 가면 된다! 건강하고 다정하게!
★ 책 속으로
누군가의 집에 머문다는 것은 그의 향을 흡수하는 일이다. 그가 사용하던 숟가락, 접시, 침대보를 내가 쓴다. 치약이나 샴푸, 세탁세제 따위도 얻어 쓴다. 그가 밑줄 그은 책을 읽고 그의 체형대로 모양이 잡힌 옷을 빌려 입는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에게서 나는 향이 같아진다.
— p.24
이 집에서는 새것이 들어오면서 이유없이 헌것을 쫓아내지 않는다. 버려지는 것은 최소한으로, 쓸 수 있는 부분은 꼭 업사이클링 하는 것이 아네뜨의 방식이다. 물건의 쓸모는 여러 가지로 변신하여 아네뜨의 삶 안에서 돌고 돈다.
— p.39
나는 쥴리와 아네뜨가 내어주는 정도에, 그들은 내가 받아들이는 정도에 만족한다. 취향이 같거나 목표하는 바가 비슷한 사람끼리 친구가 된다는데, 우리 셋은 만족의 지점이 비슷해 친구가 된 듯도 하다.
— p.105
조금 덜 완벽하게, 조금 덜 열심히… ‘이래도 되는걸까?’ 모아둔 도토리 하나 없이 겨울을 목전에 둔 다람쥐의 마음이 될 때도 왕왕 있다. 그럴 때면 내 인생의 도토리는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것 외엔 불안을 잠재울 방법이 없다
— p.108
가만히 있으면 많은 것이 보인다. 아무도 신경 안 두는 곳에 놓인 아무렇지 않은 물건도 가만~~~히 보면 재밌기도 구슬프기도 대견하기도 안쓰럽기도 한 면을 가지고 있다. 검정 카페트 위 어르신들의 옷걸이도 그렇게 가만히 보면 각자의 표정과 이야기가 비친다.
— p.131
무엇을 만들지는 어떻게 살지를 말한다.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는 무엇을 남길지를 말한다. 내가 만들 탄생자수에 어떤 모티브가 채워질지 완성본은 누구도 모른다. 나의 스티치는 이제 시작되었다는 것만 말할 수 있다.
— p.175
인생에서 소중한 것을 누군가에게 베풀고 나누는 것이, 사실은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도 있어. 마치 수면 위의 잔물결이 저 멀리까지, 우리가 알 수 없는 곳까지 닿는 것처럼.
— p.181
물건뿐 아니라 우리의 선택이나 말, 손길, 시선, 관심 하나하나가 사람에게 남겨져 영향을 준다는 생각도 우리는 같았습니다. 내 밖으로 꺼내어져 누군가에게 전달된 것이 인생에 평생 남겨질 이야기가, 유산이 된다는 것을요.
— p.196
지금은 나 자신이 내가 바라는 나무의 씨앗이 되고, 사슬의 첫 번째 고리가 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그것은 책이 될 수도, 관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전히 대단한 각오는 없습니다. 잡동사니 같아 보여도 누군가에게는 꼭 간직하고 싶은 보물상자이듯, 나와 닮아 있는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는 어떤 것이 된다면, 그것으로 괜찮습니다.
— p.196
우리는 이름이 아닌 ‘무엇무엇을 가지고 있던 사람’으로 서로를 기억했다. 물건에 깃든 이야기의 힘을 빌려 낯선 서로에게 뭉근히 물들기. 나와 덴마크 가족의 방법이다.
— p.300
우리 독자들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할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취향과 욕망을 열심히 드러내고, 만나고, 시간과 마음을 나누고, 근사한 작품을 완성했다.
— p.301
독자들이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기뻤을지 눈물을 떨구었을지 알 수 없지만, 나는 분명하게 일러둔다. 만약 울었다면 당신은 결코 혼자 울지 않았으며,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여기에 아~~주 많다고. 무엇을 좋아하든 무엇을 꿈꾸든 상관없는, 모두가 안전한 이 놀이터에서 우리 다 함께 놀자고.
— p.307
“이렇게 멋진 사람들이구나, 우리 독자들은.”
— p.312
찰나의 영감을 믿고, 그것을 삶으로 깊이 데려와 대담하게 도전하고 섬세하게 가꾸어 기어코 좋은 유산으로 만드는 아네뜨와 쥴리 같은 사람 – 바로 당신 앞으로 몰래 보내는 선물.
— p.317
뜨개록은 실의 짜임이 아니라 사람으로 보였다. 크고 작고, 대범하고 섬세하고, 자유롭고 조심하는 우리들이 서로를 잡아주고 끌어주며 온전히 서 있는 모습.
— p.341
목차
나와 닮은 사람들
여행운
멋지니까 꼭 갖고 싶었어
우리에게서 나는 향
귀여우면 귀엽다고
쓸모는 여러 가지로 변신한다
나의 호텔은 주차장에
그 가방
이건 그냥 가지고 있을래
기억하기 좋은 이름
원조의 원조
퍼스널 쇼퍼
돈 무리, 비 해피
좋아하는 일이 삶을 밀고 나간다
엄마, 여기 이상한 사람들 더 있어
사랑을 담아, 아빠가
모두가 같은 크리스마스를 갖는 것은 아니다
좋은 것은 네가 가져
가만~~히 바라보면 인생은 참 아름답습니다
쥴리가 씁니다
아네뜨가 씁니다
옌스와 오리온을 위하여
옌스가 씁니다 – 오리온에 대하여
하정 혹은 썸머가 씁니다
want some more? 🙂
〈확장판 분류〉
우리에게 어울리는 여행
네가 우리 엄마를 만나보면 좋아할거야
사진은 이야기를 도울 뿐
같이 책 만들 사람, 손?
이렇게 멋진 사람들이구나
쓴 사람은 모르는 백일장
몰래 보내는 선물
우리는 어떻게 만났나요?
저자 하정
서울 북촌에서 잘생긴 고양이 동동이와 산다. 어려서는 엄마가 좋아하는 대로 살고 어른이 되어서는 살고 싶은 대로 산다. 여전히 미래직업과 장래희망을 궁리한다. 무엇을 하고 살든지 내게 일어나는 사적이고 사소한 사건을 ‘대단하지 않되 그럴싸한 책’으로 엮는 일은 꾸준히 하고 싶다.
_쓴 책
『이상한 나라의 괜찮은 말들』(좋은여름, 2022)
『나의 두려움을 여기 두고 간다』(좋은여름, 2020)
_ 옮긴책
『친절한 인테리어』(에디터, 2013)
[JSP] 내장 객체(Implicit Object)란?
내장 객체를 사용하지 않는 JSP 프로그래밍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웹 프로그래밍의 근간이 되는 요청과 응답부터 출력, 세션, 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등 없어서는 안 될 개념들을 내장 객체로 제공하므로 수시로 광범위하게 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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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의 보안(인증, 인가)을 담당하는 스프링 하위 프레임워크인 스프링 시큐리티가 무엇인지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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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디스플레이 장치로 재현되는 것을 시청할 때 통일성·조화·대비·비례·대칭·균형·평형·다양성·속도감·연속성 등과 같은 다양한 벡터(에너지)들에 의해 구도를 인식하고 심리적으로도 영향을 받는다. 다양한 벡터들의 각각 특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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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책이 만들어지는 집필, 편집, 베타리딩 등의 출간 소식뿐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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