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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읽을거리를 확인해 보세요.[반도체 투자 지도 02] 내가 사면 왜 물릴까? 사이클에 답이 있다
📅 2026년 10월 9일 · 👁 25
‘좋은 회사’를 샀는데 왜 물렸을까, 사이클 산업의 PER 착시실적이 사상 최대인데 주가는 빠지고, 적자가 나는데 주가는 오릅니다. 반도체 투자자가 가장 먼저 부딪히는 이 ‘이상한 일’의 정체를 풀어봅니다.우리는 반도체를 ‘물질의 성질’에서 출발해 ‘제품’으로, 다시 ‘가격(P)’의 사이클로 이어 읽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계좌를 열고 주식을 사려 하면 한 가지 벽에 부딪힙니다. 반도체 회사가 ‘얼마나 좋은 회사인지’는 알겠는데, 그 주식을 ‘언제 사야 하는지’는 도무지 감이 안 잡힌다는 점입니다. 더 황당한 건, 회사가 돈을 가장 잘 벌 때 주가가 오히려 미끄러지는 장면을 종종 본다는 것입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다음 날 주가가 폭락하거나, 적자가 났다는 뉴스가 나온 주에 주가가 슬그머니 오르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쯤 되면 ‘주식은 운인가’ 싶어집니다. 하지만 이건 운이 아니라, 사이클 산업에는 사이클 산업만의 셈법이 있다는 신호입니다.좋은 회사와 좋은 주식은 다른 말입니다투자자가 가장 흔히 하는 오해가 ‘좋은 회사 주식을 사면 돈을 번다’는 생각입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좋은 회사인지는 ‘이 기업이 돈을 잘 버느냐’의 문제이고, 좋은 주식인지는 ‘지금 이 가격이 싸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기업이라도 이미 비싼 값에 사면 손해를 볼 수 있고, 평범한 시점에 충분히 싸게 사면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시장은 회사의 ‘과거 실적’이 아니라 ‘앞으로의 변화’에 값을 매기기 때문입니다.이 차이가 반도체, 특히 메모리에서 유난히 크게 벌어집니다. 앞서 봤듯 메모리는 가격이 사이클을 그리며 출렁이는 산업입니다. 그래서 같은 회사라도 ‘이익이 바닥에서 올라오기 시작할 때’와 ‘이익이 정점을 찍고 내려올 때’의 주식은, 회사 이름만 같을 뿐 전혀 다른 물건입니다. 비유하자면 같은 아파트라도 ‘바닥에서 막 반등을 시작한 단지’와 ‘이미 신고가를 찍고 매물이 쌓이는 단지’가 전혀 다른 투자인 것과 같습니다. 회사의 품질은 그대로여도,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서 사느냐에 따라 결과는 정반대가 될 수 있습니다.사상 최대 실적이 ‘팔 신호’가 되는 역설여기서 투자자를 가장 헷갈리게 하는 지표가 PER입니다. PER은 주가를 1주당 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이익의 몇 배 가격에 거래되는가’를 뜻합니다. 보통은 PER이 낮으면 싸고, 높으면 비싸다고 배웁니다. 그런데 사이클 산업에서는 이 상식이 거꾸로 작동하는 구간이 있습니다.이유는 단순합니다. PER의 분모인 ‘이익’ 자체가 사이클을 따라 크게 출렁이기 때문입니다. 호황의 정점에서는 이익이 폭발적으로 커집니다. 그러면 분모가 갑자기 커지니 PER은 오히려 아주 낮아 보입니다. ‘이렇게 싼데?’ 싶은 바로 그 순간이, 사실은 이익이 더 좋아질 여지가 없는 꼭대기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불황의 바닥에서는 이익이 쪼그라들거나 적자가 납니다. 분모가 작아지니 PER은 비정상적으로 높아 보입니다. ‘너무 비싼데?’ 싶은 그 순간이, 사실은 이익이 바닥을 치고 올라올 출발점일 수 있습니다.사이클 국면별 PER 해석법메모리처럼 이익이 출렁이는 산업에서 PER은 상식과 거꾸로 읽히는 구간이 있습니다.그래서 노련한 투자자들은 사이클 산업에서 ‘PER이 낮을 때 사서 높을 때 판다’는 교과서 공식을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두가 실적에 환호하고 PER이 바닥처럼 보일 때’를 경계하고, ‘적자 공포로 PER이 치솟거나 의미를 잃을 때’를 기회로 살피기도 합니다. 물론 이것이 기계적인 매매 규칙은 아닙니다. 다만 ‘숫자 하나로 싸고 비쌈을 단정하면 안 되는 산업’이라는 점만큼은 분명히 기억해두셔야 합니다.주가는 미래를 먼저 산다이 역설을 한 꺼풀 더 벗기면, ‘주가는 미래를 먼저 산다’는 원리가 보입니다. 주식 가격은 회사가 어제 번 돈이 아니라, 앞으로 벌 돈에 대한 기대를 반영합니다. 그래서 실적이 발표되는 시점에는 이미 그 좋은 소식이 주가에 상당 부분 녹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헤드라인이 신문 1면에 실릴 무렵이면, 주가는 그 호재를 몇 달 전부터 미리 반영해 한참 올라와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좋은 뉴스를 보고 뒤늦게 들어간 투자자가 고점에서 물리는 일이 반복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반대의 장면도 똑같이 작동합니다. 회사가 적자를 발표하며 시장에 비관이 가득할 때, 정작 주가는 슬그머니 바닥을 다지고 먼저 올라오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 나빠질 것이 없다는 인식, 즉 ‘최악은 지났다’는 기대가 실적보다 앞서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도체 같은 사이클 산업에서는 ‘뉴스가 가장 나쁠 때 주가는 이미 돌아서 있고, 뉴스가 가장 좋을 때 주가는 이미 지쳐 있다’는 말이 자주 들어맞습니다. 투자자가 ‘좋은 뉴스에 사고 나쁜 뉴스에 파는’ 본능을 따를수록 사이클에 휘둘리기 쉬운 까닭입니다.사이클 산업에서 주가는 실적보다 먼저 움직인다뉴스가 가장 나쁠 때 주가는 이미 돌아서 있고, 뉴스가 가장 좋을 때 주가는 이미 지쳐 있습니다. 초보자가 봐야 할 것은 ‘지금 이익’이 아니라 ‘가격(P)의 방향’입니다.그렇다면 투자자는 무엇을 봐야 할까정답은 PART 1을 관통한 그 단어, ‘가격(P)’의 방향에 있습니다. 메모리 기업의 이익은 결국 제품 가격이 끌고 갑니다. 그리고 방금 봤듯 주가는 이익보다 한 발 앞서 움직입니다. 그래서 투자자가 붙잡아야 할 것은 ‘지금 이익이 얼마냐’가 아니라 ‘앞으로 가격이 오를 환경이냐, 꺾일 환경이냐’입니다. 가격의 방향을 읽으면 이익의 방향이 보이고, 이익의 방향을 읽으면 주가의 큰 흐름이 보입니다. 사이클 산업에서 진짜 중요한 질문은 ‘얼마인가’가 아니라 ‘어디로 가는가’입니다.이 ‘방향’을 가늠하는 가장 쉬운 출발점이 본문에서 본 두 가지 가격, 계약가와 현물가입니다. 둘의 역할과 시차는 본문에서 정리한 그대로입니다. 그러니 뉴스에서 ‘현물가가 들썩인다’는 표현이 나오면, 그것은 단순한 시세 잡담이 아니라 다음 분기 실적과 주가의 방향을 미리 귀띔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물론 가격의 방향을 매번 정확히 맞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예언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모두가 환호할 때 한 번 더 의심하고, 모두가 비관할 때 한 번 더 들여다보는 균형 감각, 그리고 ‘회사가 좋다’와 ‘지금 사도 된다’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습관입니다. 이 두 가지만 몸에 익혀도, 사상 최대 실적 뉴스에 무작정 올라타거나 적자 공포에 모두 던져버리는 초보자의 흔한 실수에서 한 걸음 벗어날 수 있습니다. 반도체 주식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종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사이클이라는 파도의 리듬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리듬을 몸으로 익히는 첫걸음이 바로 ‘좋은 회사’와 ‘좋은 가격’을 따로 보는 눈을 갖는 것이고, 이 책의 나머지 장들은 그 눈을 더 또렷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AEO GEO 마케팅 05] AEO, GEO는 이렇게 굴러갑니다
📅 2026년 10월 7일 · 👁 49
AEO, GEO는 이렇게 굴러갑니다 AI 검색은 사서가 아닌 연구 조교처럼 작동하며, 질문·답변·인용이라는 입체 구조 안에서 브랜드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AI 검색이 사서가 아니라 연구 조교인 이유 GEO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하려면, 가장 먼저 큰 전제 하나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AI 검색은 우리가 지금까지 익숙하게 써온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시스템'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과거의 검색 엔진은 도서관 사서 같았습니다. 사용자가 키워드를 던지면, 그 키워드가 들어 있는 책(웹페이지) 목록을 찾아 순서대로 늘어놓아 주었습니다. 책을 펼쳐서 읽고, 비교하고, 결론을 내리는 일은 온전히 사용자의 몫이었습니다.하지만 AI 검색은 사서가 아니라 '연구 조교'에 가깝습니다. 단순히 문서를 찾아주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사용자의 질문을 스스로 풀이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직접 읽어내어 답을 구성하며, 그 답을 뒷받침할 가장 믿을 만한 근거를 스스로 골라냅니다.이 근본적인 구조의 차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마케터는 끝까지 GEO를 '새로운 형태의 SEO' 정도로 오해하고 맙니다. 블로그 글을 더 많이 쓰고, 메타 태그를 손보고, 키워드 밀도를 높이는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버리는 것입니다.그러나 AI 검색 환경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가장 작은 단위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것은 바로 '질문', '답변', '인용'입니다. 이 세 가지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를 해체하고 이해해내는 일. 그것이 AI 검색 시대에 브랜드 가시성을 확보해내는 첫걸음입니다.AI는 질문을 어떻게 이해할까 AI는 사용자가 입력한 질문을 있는 그대로, 표면에 보이는 단어의 나열로만 처리하지 않습니다. AI는 질문을 풀이하고, 쪼개고, 다시 짭니다. 사용자가 검색창에 던진 문장은 AI의 거대한 추론 엔진을 돌리는 '출발점'일 뿐입니다. 실제로 AI 내부에서 처리되는 것은, 그 문장 뒤에 숨어 있는 복잡한 의도와 여러 층위의 구조입니다.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소비자가 AI 검색창에 이렇게 입력했다고 해봅시다.'건성 피부에 좋은 수분 크림 추천해줘'사람의 눈에는 이게 분명한 하나의 문장, 하나의 질문으로 보입니다. 과거의 검색 엔진 역시 이 문장에서 '건성 피부', '수분 크림', '추천'이라는 세 개의 키워드를 뽑아 이 단어들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 블로그 리뷰나 쇼핑몰 페이지를 늘어놓았을 것입니다.하지만 AI는 이 문장을 결코 하나로 보지 않습니다. AI의 언어 모델은 이 단일한 질문을 받는 순간, 내부에서 수많은 '하위 질문'으로 쪼개어 동시에 탐색을 시작합니다.이 네 가지(혹은 그 이상의) 하위 질문들이 AI의 신경망 안에서 동시에 작동하며 데이터를 긁어모읍니다. 그리고 바로 이 찰나의 순간에, 수많은 뷰티 브랜드들의 운명이 갈립니다.이 구조에서 마케터가 뼈저리게 깨달아두셔야 할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검색창에 무엇을 입력했는가'가 결코 아닙니다. 'AI가 이 질문의 본질을 무엇이라고 판단했는가'입니다.브랜드는 소비자의 손가락 끝에서 타이핑되는 입력값을 결코 통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AI가 그 입력값을 쪼개어 만들어내는 '질문 구조' 안에는 충분히 끼어들 수 있습니다. 만약 AI가 '건성 피부 수분 크림'이라는 질문을 '세라마이드 성분의 함량과 피부 장벽 개선 임상 결과'라는 맥락으로 풀이하도록 유도해낼 수 있다면, 그 맥락에 가장 잘 맞는 데이터를 가진 브랜드가 최종 추천 목록의 맨 위를 차지하게 됩니다.이것이 뜻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GEO는 소비자의 질문(키워드)을 수동적으로 맞추는 방어적인 일이 결코 아닙니다. AI가 질문을 풀이하는 구조와 맥락 안에 우리 브랜드의 실체를 능동적으로 밀어 넣는 일입니다.AI의 답변은 콘텐츠가 아니라 '요약 결과'입니다 많은 마케터들이 저지르는 두 번째 치명적인 실수는, AI의 답변을 하나의 '콘텐츠'로 바라보는 일입니다. AI의 답변을 콘텐츠로 보는 순간, 모든 마케팅 전략의 방향이 어긋나기 시작합니다.분명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AI는 스스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AI는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콘텐츠를 읽어내고, 비교하고, 평가한 뒤 그것을 엮어 요약해낼 뿐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AI의 답변은 방대한 데이터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요약된 결론'입니다.전통적인 검색 환경에서는 브랜드가 발행한 콘텐츠 자체가 곧 검색의 '결과'였습니다. 브랜드가 정성 들여 작성한 공식 블로그 글, 돈을 들여 배포한 PR 기사, 인플루언서에게 협찬해 만들어낸 리뷰 포스팅, 이 각각의 링크들이 검색 결과 페이지에 늘어섰고, 그것들이 곧 소비자가 쥐게 되는 선택지였습니다. 소비자는 그 10개의 파란색 링크 중 몇 개를 눌러 직접 읽어보고, 스스로 정보를 모아 마지막 판단을 내렸습니다.하지만 AI 검색에서는 이 소비자의 능동적인 정보 취합 구조가 통째로 사라집니다.AI는 사용자를 대신해 수십, 수백 개의 웹페이지와 문서들을 내부에서 순식간에 처리합니다. 어긋나는 정보가 있으면 교차 검증을 통해 걸러내고, 겹치는 정보는 하나로 합쳐냅니다. 그리고 그 모든 복잡한 처리 과정을 거친 뒤, 단 3~4개의 문단으로 정제된 '단 하나의 답변'으로 압축해 사용자에게 내놓습니다.소비자는 AI가 어떤 문서를 읽었는지, 어떤 브랜드를 검토 대상에 올렸다가 떨어뜨렸는지, 어떤 기준으로 마지막 3개의 브랜드를 골랐는지 그 중간 과정(블랙박스)에 결코 접근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에게 보이는 것은 오직 AI가 자신 있게 내뱉는 '마지막 요약 결과'뿐입니다.이 구조적 차이가 가져오는 파장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콘텐츠 자체가 결과였던 시대에는 '얼마나 많이 노출되는가'가 마케팅의 지상 과제였습니다. 검색 결과 1페이지에 우리 브랜드의 글이 3개 깔려 있느냐, 5개 깔려 있느냐가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었습니다. 물량 공세가 통하던 시절이었습니다.하지만 요약이 결과가 되는 AI 시대에는, 오직 '마지막 요약 결과에 우리 브랜드가 들어 있는가'만이 유일한 성과 지표로 남습니다.과거에는 10개의 검색 결과 중 8위에 올라도, 누군가는 스크롤을 내려 우리 브랜드의 글을 눌러볼 한 가닥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AI의 마지막 요약본 3줄 안에 우리 브랜드의 이름이 들어가지 못했다면? 그것은 8위가 아니라, 아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브랜드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10개의 참고 문헌 중 하나로 쓰였더라도, 마지막 요약에서 이름이 빠지는 것과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것은 '0과 100'의 차이입니다.AI 시대에는 후자(요약에서의 누락)가 브랜드에게 훨씬 더 치명적이고 폭력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소비자는 AI의 요약을 의심 없이 받아들인 뒤 곧바로 구매 단계로 넘어가버리기 때문입니다.이것이 뜻하는 바는 너무나 분명합니다. 브랜드가 발행하는 콘텐츠의 절대적인 '수'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콘텐츠가 AI의 까다로운 '요약 과정에서 골라질 만큼 구조적이고 믿을 수 있는가'가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GEO는 무작정 콘텐츠의 발행량을 늘리는 물량전이 아닙니다. AI의 요약 알고리즘이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해, 마지막 답변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정교한 전략적 배치입니다.인용은 '결과'가 아니라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같은 최신 AI 검색 엔진의 답변을 자세히 살펴보면, 문장 끝에 작은 숫자나 링크 형태의 '출처'가 함께 표시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많은 마케터들이 자사 브랜드가 들어간 문장 끝에 달린 이 인용 링크를 발견하고 환호합니다. '드디어 우리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가 인용되었다!', '우리가 배포한 보도자료가 AI 답변에 나왔다!'라며 이를 GEO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결과'이자 '성과'로 풀이해 보고서에 적어 넣습니다.하지만 단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인용은 결과가 아닙니다.인용은 AI가 지금 어떤 기준을 가지고 정보를 평가하고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판단을 내리고 있는지를 마케터에게 은밀하게 알려주는 강력한 '신호'입니다.AI는 세상의 모든 정보를 같은 무게로 다루지 않습니다. AI의 알고리즘 안에는 정보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엄격한 가중치 시스템이 있습니다. AI는 특정 도메인, 특정 매체, 특정 유형의 데이터에 더 높은 가중치를 줍니다. 그리고 답변을 만들 때마다 그 신뢰도 높은 출처들을 반복해서 참조합니다.이 '반복적인 참조'가 쌓이고 쌓여, 결국 AI가 특정 카테고리를 풀이하는 확고한 '판단 기준'을 만들어냅니다.따라서 마케터가 주목해야 할 것은 오늘 우리 브랜드가 인용되었는가 아닌가 하는 단순한 인용의 '유무'가 아닙니다. AI가 어떤 출처를 좋아하는지 보여주는 인용의 '패턴'을 읽어내야 합니다.이 패턴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읽어내면, 비로소 AI의 뇌 구조와 판단 기준이 투명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진짜 GEO 전략이 시작됩니다.우리는 AI에게 그저 더 많이 노출되려고 발버둥 칠 필요가 없습니다. AI가 신뢰하는 바로 그 출처, 그 맥락 안에서 더 많이 '참조'되도록 판을 짜야 합니다.이 차이는 결정적입니다. 노출은 수동적인 결과물일 뿐이지만, 참조는 AI의 판단을 이끌어내는 능동적인 원인입니다. GEO는 이미 나와버린 결과를 억지로 바꾸려는 사후약방문이 결코 아닙니다. AI가 우리 브랜드를 고를 수밖에 없도록, 그 판단의 원인(믿을 수 있는 출처와 데이터)을 미리 마련해두는 일입니다.AI가 참고하는 단어와 맥락 마지막으로, AI가 언어를 처리하는 방식을 알아두셔야 합니다. AI는 사람의 문장을 우리가 읽는 것처럼 감성적으로 풀이하지 않습니다. AI는 철저하게 단어와 단어 사이의 확률적 관계, 그리고 그 단어들이 놓인 맥락으로 정보를 풀이합니다.여기서 브랜드가 습관적으로 쓰는 '마케팅 언어'와 AI가 정보를 처리하는 '데이터 언어' 사이에, 거대한 충돌이 일어납니다.브랜드는 화려하고 두루뭉술한 수식어를 사랑합니다.'프리미엄 스킨케어의 새로운 기준''자연에서 찾은 혁신적인 포뮬러''타협하지 않는 차별화된 기술력'사람 소비자는 이런 문구를 보며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나 장인정신을 자기도 모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는 이런 감성적인 표현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AI의 알고리즘은 이런 수식어들을 만나는 순간, 차갑고 건조한 질문을 던집니다.AI의 이런 논리적인 질문에 구체적인 데이터로 답할 수 없는 화려한 수식어들은, AI의 정보 처리 과정에서 가차 없이 '노이즈'로 분류되어 마지막 답변에서 삭제됩니다. 결국 AI의 요약본에 살아남는 것은 구조화된 명확한 단어와,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 맥락뿐입니다.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브랜드 상세 페이지에 적힌 '보습력이 압도적으로 좋다'라는 표현은 AI에게는 텅 빈 껍데기처럼 빈약한 정보입니다.하지만 이를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피부 지질 구조와 비슷한 세라마이드 NP 성분이 10,000ppm 들어 있으며, 48시간 보습 지속력과 건성 피부 장벽 개선에 대한 한국피부과학연구원의 임상 데이터가 있다.'이 문장은 결코 감성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AI에게는 엄청나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정보 덩어리가 됩니다. AI는 '건성 피부', '세라마이드', '보습 지속력', '임상 데이터'라는 분명한 엔티티Entity들을 이어, 누군가 보습 크림을 추천해달라고 할 때 이 브랜드를 가장 강력한 후보로 끌어올려줍니다.이 미세한 언어의 차이가, 결국 AI 시대의 브랜드 가시성을 결정짓습니다.AI는 단어의 화려함을 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단어를 둘러싼 '사실의 맥락'을 평가합니다. 그리고 그 맥락은 브랜드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외부 출처(논문, 전문 매체, 쌓인 실사용자 리뷰 등)를 통해 교차 검증될 때 비로소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따라서 GEO의 핵심은 카피라이터처럼 예쁜 언어를 지어내는 일이 아닙니다. AI가 풀이할 수 있는 튼튼한 ‘맥락을 설계Context Engineering'해두는 것입니다.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완벽하게 결합될 때, AI는 비로소 우리 브랜드를 온전히 풀이하게 되고, 소비자의 질문에 자신 있게 우리 브랜드를 추천하게 됩니다.정리하자면, AI 검색은 '질문, 답변, 인용'이라는 견고하고 입체적인 구조 위에서 굴러갑니다. 사용자의 조각난 질문은 AI 내부에서 여러 층위의 하위 질문으로 풀이되고, 방대한 정보들은 AI의 알고리즘을 거쳐 단 하나의 결론으로 요약되며, 그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장 믿을 수 있는 출처가 골라집니다(인용).GEO는 단순히 검색 결과 위쪽에 링크 하나를 더 올리는 얄팍한 기술이 결코 아닙니다. 이 거대한 '풀이-요약-선택'의 구조 안에서, 우리 브랜드가 결코 빠지지 않고 꼭 필요한 '정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보의 생태계를 다시 짜는 일입니다.
[합격 후기] 노베이스 직장인이 마지막 일주일로 뒤집은 빅분기 필기 합격기
📅 2026년 10월 6일 · 👁 102
1. 본인 소개 및 준비 계기올해부터 직종 전환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다른 직종으로 옮기고 싶던 차에, 회사에서 개발팀과 소통하고 테스트를 자주 하다 보니 개발 분야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학원에 다니며 개발 공부를 시작했고, 그중 데이터 분석이 제 성향에 잘 맞는 것 같아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2. 본 교재 선택 이유처음부터 빠따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출판사 책으로 공부를 시작했는데, 글만 많고 핵심이 무엇인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출문제를 풀면서 거꾸로 핵심을 정리해 보려고도 했지만, 해설이 부실해서 결국 하나하나 직접 찾아봐야 했습니다.시간은 많이 드는데 머릿속에 정리되는 내용은 적다 보니 흥미를 잃었고, 3주가량 공부를 손에서 놓았습니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무료 강의를 발견했습니다.설명이 쉽고 친절한 데다, 무엇보다 책 내용이 깔끔하게 정리된 게 눈에 들어와 구매를 두고 한참 고민했습니다. 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책을 또 사면 책값으로만 6만 원을 쓰게 되니까요. 그래도 처음 산 책으로 계속하는 것보다는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아 구매했는데, 정말 잘한 선택이었습니다.중요한 내용이 한눈에 들어오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아래에 '노베이스를 위한 1:1 코칭'으로 한 번 더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세 가지 개념을 비교해야 해서 정리하려고 보면 이미 표로 정리되어 있었고요. 한마디로 최고였습니다.3. 학습 과정의 어려움과 극복통계를 공부해 본 적이 없어서 용어부터 어려웠습니다. 확률도, 수식도 어려웠고요. 특히 수식은 이해만으로는 안 되고 외워야 하는 부분이라,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한다는 생각에 막막했습니다.공식이 한곳에 모여 있지 않다 보니 하나씩 찾아 정리해야 했고, 공식끼리 무엇이 다른지도 알아야 했습니다. 이 부분은 빠따 빅분기 스터디 1기에 가입하면서 받은 '통계 공식 핵심 요약'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일반 PDF가 아니라 링크 형태라 필터 기능이 있었고, 반드시 알아야 하는 공식이 따로 표시되어 있어서 짧은 시간에도 중요도 순서대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4. 나만의 합격 비법저는 문제를 풀기 전에 기본서를 최소 한 번은 정독하는 것, 그리고 실기를 먼저 공부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공부하지 않고 찍는 것과, 공부를 했는데도 답을 몰라 찍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실기를 먼저 하면 직접 코드를 입력하고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하이퍼파라미터, 인코딩, 모델별 특징 등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고 기억에도 오래 남습니다.실제로 저는 학원에서 SQL을 이론보다 실습 위주로 배운 뒤, SQLD를 독학으로 취득했습니다. 이 시험을 준비할 때는 기출문제를 하나도 풀지 않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배운 내용은 직접 실습해 봤기 때문에 코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고, 그래서 제가 모르는 부분을 채우려면 이론을 여러 번 꼼꼼히 읽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는 역시 합격이었습니다.[공부 방법]일주일동안 스터디에 참여하였습니다. 일요일 도서 구매 후일요일 - 1과목 1장, 2장 공부월요일 - 1과목 3장, 2과목 1장, 2장 공부화요일 - 2과목 3장, 3과목 1장수요일 - 3과목 2장, 4과목 1장, 2장 공부목요일 - 기출변형 문제 9회, 10회, 11회, 12회 풀고 오답노트금요일 - 모의고사 3회분 풀고 빈출 함수(메일로 받은 것)와 XO 읽기토요일(시험당일) - 빈출족보+오답노트+빈출 XO읽기하루에 약 8시간씩 위와 같이 공부를 했었습니다. 그 결과 아슬아슬하게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지난 12회차 합격률이 23%라 많이 어렵게 나왔다길래 이번엔 쉽게 나오길 기도했지만 역시나 어려웠습니다.처음 보는 내용들이 나오고 공부 기간이 짧다보니 공식도 제대로 외우질 못해서 틀린 것들도 좀 있었어서 기대를 안했는데 이렇게 턱걸이로 합격을 하게 되어서 너무 기쁩니다.빠따 책이 아니였다면 아마.. 합격은 못했을 것 같아요ㅠㅠㅠㅠㅠㅠ합격의 길로 인도해준 빠따 책에게 감사드립니다 :).5. 후배 수험생들을 위한 한마디내년 시험부터 출제 범위가 개정된다고 합니다. 보통 개정 직후 시험은 비교적 쉽게 나온다고 알고 있으니, 이번 13회 난이도를 보고 포기하려던 분들도 조금만 더 버텨서 꼭 합격하셨으면 좋겠습니다!그리고 노베이스라면 빠따 책으로 공부하시는 걸 정말 추천합니다! 저도 주변에 공부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꼭 이 책을 추천할 생각입니다.
[NeXT 스티브 잡스 05]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자리
📅 2026년 10월 5일 · 👁 65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자리 스티브 잡스는 1986년 조지 루카스로부터 픽사를 인수해 아카데미상 수상 스튜디오로 키워냈다.1995년 봄, 스티브는 디자이너와 아티스트, 마케터들과 함께 하며 그의 안식을 찾았다. 그는 친구이자 넥스트의 전 마케팅 총지휘자였던 폴 바이스를 자기 메르세데스 세단에 태우고 드라이브를 나갔다.스티브가 카세트테이프를 대시보드에 밀어 넣고 재생을 눌렀다. 경쾌한 재즈 앙상블이 스피커에서 터져 나왔다. 그리고 팝 가수 랜디 뉴먼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너에겐 내가 있잖아/너에겐 내가 있잖아(You've got a friend in me).”“이거 어떻게 생각해?” 이것이 〈토이 스토리〉의 주제곡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스티브가 물었다.“잘 모르겠는데”라고 폴이 말했다.그때 폴에게 그 질문의 진정한 의미가 떠올랐다. 픽사든, 넥스트든, 애플이든, 스티브의 모든 작업에는 그 모두를 관통하는 더 깊은 비전이 있었다. 그가 신경 쓴 것은 단순히 기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그 어떤 기술도 나쁜 이야기를 좋은 이야기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라고 스티브가 후일 회고했다.“스티브가 정말 생각하고 있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라고 폴은 말했다. “넥스트는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훌륭한 스토리텔링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술과 과학의 융합… 그것이 그의 가장 강력한 통찰 가운데 하나였습니다.”〈토이 스토리〉는 이 통찰의 기념비적 작품이었다. 그것은 픽사 팀이 4년 동안 쉬지 않고 작업한 결과물이었다. 우디 한 캐릭터에만 723개의 제어점(애니메이터가 인형의 줄처럼 잡아당기는 보이지 않는 디지털 관절)이 필요했다. 한 점을 당기면 그의 눈썹이 올라갔고, 다른 점을 조정하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애니메이션 나무는 1만 개의 잎사귀를 가졌다. 81분 분량의 영화에는 11만 4,000개의 프레임이 들어 있었고, 회사의 그래픽 소프트웨어인 렌더맨에서 생성된 파일은 34테라바이트에 달했다. 이전에는 그 누구도 이 정도 규모의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시도한 적이 없었다.“애니메이션은 예술적 창의성과 컴퓨터 과학 기술의 훈련일 뿐 아니라,” 스티브가 말했다, “컴퓨터 그래픽스 분야에서 매우 보기 드문 규모와 복잡성을 관리하는 훈련이기도 합니다.”스티브의 동료들은 이 성취 뒤에 숨겨진 아이러니를 지적했다. 넥스트에서 그는 모든 세부 사항과 모든 결정에 집착했고, 그 결과 회사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픽사에서는 매우 다른 역할을 맡았다. 1990년 하드웨어 부문을 접은 뒤, 그는 회사의 생존을 〈트론〉의 획기적인 컴퓨터 그래픽스를 만든 애니메이터 존 라세터에게 맡겼다.존과 픽사 사장 에드 캣멀은 효과적으로 스티브를 창작 과정에서 배제시켰다. 회사의 창작 의사결정자들의 브레인 트러스트 미팅에 참석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로 인해 존과 그의 팀이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을 만들고, 스티브는 비즈니스 측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스티브로서는 큰 결정을 한 셈이었다. “스티브는 영화 만들기가 자기 장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고 도미니크는 설명했다.스티브와 에드, 존은 1991년 7월 디즈니와 주요 영화 세 편의 계약을 체결했다. 스티브가 재정 부분의 협상을 진행하고, 창작적 사안은 총괄 프로듀서인 존에게 맡겼다. 스티브가 루카스필름으로부터 회사를 산 후 픽사 팀이 그의 리더십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데 결정적이었던 합의에 따른 것이었다. 존은 다른 방식은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티브는, 이 경계를 존중하는 것이 픽사의 창작 인재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을 배웠다.하지만 스티브는 픽사의 명목상 CEO로 남아 있었다. “두 회사의 CEO를 하는 것이 좀 이상했다고 느꼈던 기억이 나요. 그 때문에 욕을 먹기도 했고요”라고 폴은 말했다.막후에서는 두 회사의 경계가 가장자리에서부터 흐려지기 시작했다. 스티브가 넥스트 이사회실에 나타날 때, 때때로 픽사와 디즈니의 창작자들을 데려와 〈토이 스토리〉의 스토리보드를 작업했다. 애니메이션 장난감 그림이 야심찬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회사의 회의실에 걸려 있는 기묘한 상황이었다.1995년 8월, 스티브는 컴퓨터 그래픽스 전문가들의 연례 모임인 시그래프의 무대에 올라 〈토이 스토리〉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가 말하는 동안, 청중은 그들이 알아온 진지한 소프트웨어 리더와는 다른 스티브를 보았다. 그는 내면에서 빛이 나는 듯 보였고, 영화의 역사를 만드는 것에 대한 흥분으로 들뜬 소년 같았다.“이 놀라운 발명이 100주년을 맞았습니다”라고 그는 청중에게 말했다. 뤼미에르 형제의 최초 영화가 나온 지 100년 뒤, 그리고 월트 디즈니가 〈백설공주〉로 컬러 영화에 도박을 건 후 수십 년 뒤, 픽사가 바통을 이어받아 영화의 다음 진화를 이룩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이 스토리〉는 최초의 완전한 컴퓨터 생성 장편 영화가 될 것이라고 청중에게 선언했다.픽사는 스티브가 다시 한번 우주에 흠집을 남기는 꿈을 꿀 수 있게 해주었다.❖그가 원래의 열정을 되찾으면서, 스티브의 동료들은 그가 다른 면에서도 성숙해가는 것을 목격했다.1996년 3월, 회사의 부법률 고문인 크리스 팔레르모는 모든 부모에게 최악의 악몽과도 같은 상황에 직면했다.크리스는 9개월 전 부법률 고문으로 넥스트에 합류했다. 그는 이전에 브라운 앤드 베인 로펌의 잭 브라운 밑에서 일했었는데, 그 로펌은 넥스트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애플을 공격적으로 대리했던 곳이었다.면접에서 스티브가 그의 이력서를 보고 물었다. “그래서, 왜 그 멍청이 같은 잭 밑에서 일했어요?”크리스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글쎄요, 제가 그곳을 떠날 만큼 좋은 판단력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그 순간부터 둘은 호흡이 맞았다.그러다, 크리스의 가족에 비극이 닥쳤다. 뉴올리언스에서 음주운전자가 그의 두 어린 딸과 베이비시터를 쳤다. 도미니크가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즉시 스티브에게 전화했다.도미니크에 따르면, 스티브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들었다. 그리고 10분 안에 다시 전화하겠다고 했다.다시 전화했을 때는, 모든 계획이 준비되어 있었다. “스탠퍼드에 그 애들을 돌볼 의료팀을 준비시켰어요”라고 스티브가 말했다. “비행기를 보내서 가족 전부를 데려올 겁니다. 그리고 한 가지 부탁은, 이 일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세요.”이것은 이례적인 호의였다. 크리스는 입사한 지 겨우 9개월이었고, 스티브의 세 단계 아래 직급이었다. 그는 자신의 표현대로 “일반 직원 수준”에 불과했다.크리스는 의료 후송을 수락할 수 없었다. 아이들이 대륙 횡단 비행을 견딜 수 없을 만큼 응급한 치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제안은, 새롭게 발견된 스티브의 관대함의 정신을 드러냈다. 도미니크는, 그 행동과 스티브가 비밀을 지켜달라는 요구에 감동받았다. “아마도 자기 이미지에 그러한 면모가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고 그는 말했다.두 아이 모두 살았다. 크리스의 큰딸은 툴레인 대학교에서 6시간 수술 끝에 목숨을 건졌다. 2주 뒤, 상태가 안정되고 마침내 캘리포니아로 돌아올 수 있었다. “스티브가 그런 기본적인 인간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크리스는 말했다.❖뉴욕주의 북부에서는 넥스트 영업사원 짐 다이아몬드의 처형의 친척이 치명적인 유방암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스물일곱 살의 이 여성에게는 몇 주, 어쩌면 며칠이 남아 있었고, 그녀의 마지막 소원은 두 살 된 딸과 함께 〈토이 스토리〉를 보는 것이었다.처음에 스티브는 거절했다. 영화가 아직 개봉 전이었고, 내용이 유출되어 개봉에 차질이 있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며칠 뒤, 스티브는 마음을 바꾸고 뉴욕으로 팀을 보냈다. 고급 승용차가 그 여성의 집 앞에 도착했고, 비디오테이프와 〈토이 스토리〉 굿즈를 든 픽사 직원 두 명이 내렸다.젊은 엄마는 거실의 환자용 침대에 누워 있었다. 픽사 직원들이 우디와 버즈 장난감을 설치하고 방을 개인 시사회장으로 꾸몄다. 어린 딸이 엄마와 장난감과 함께 침대에 올라 함께 영화를 보았다.영화가 끝나고, 직원들은 비디오테이프를 챙겨 차에 올라 사라졌다. 영화의 비밀은 지켜졌고, 딸은 그날 밤 우디를 안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닷새 뒤, 엄마는 세상을 떠났다.“스티브에게는 그런 연민이 있었습니다”라고 짐은 말했다.에드는 후에, 이것이 스티브에게는 드문 행동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픽사 직원이 심각한 병에 걸리면, 스티브는 병원을 방문하고 최고의 전문의를 연결해주곤 했다.❖1995년 추수감사절 전야, 디즈니와 픽사는 〈토이 스토리〉를 비평가와 대중의 찬사 속에 개봉했다. 영화는 곧 미국 대중문화의 반열에 올라갔다. 이는 단순한 혁신가가 아닌 문화 창조자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소중히 여기는 스티브에게 큰 의미가 있는 인정이었다. 미국 영화 협회는 후에 이 작품을 미국 역대 최고의 영화 99위에 올렸다.〈토이 스토리〉의 극장 개봉 6일 뒤, 전 세계에서 3억 7,300만 달러 흥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픽사는 주식 시장에 상장할 준비가 되었다. IPO는 3개월 전부터 계획되었지만, 그 타이밍은 의도적으로 영화 개봉에 맞춰졌다. 투자자들이 회사에 자금을 대기 전에, 픽사로서는 컴퓨터 애니메이션이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의 강력한 첫 주말 흥행 실적은 픽사의 투자자들에게 회사 상장에 대한 자신감을 주었다.스티브와 픽사 팀은 투자 은행 로버트슨 스티븐스의 사무실에 모였다. 그리고 오전 9시 30분, 그들은 나스닥에서 픽사의 690만 주 거래 시작을 알리는 개장 벨을 지켜보았다.픽사에는 수년 전 애플의 IPO 때 설정한 것과 같은 가격인 주당 22달러가 매겨져 있었다. 에드에 따르면 가격이 같은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스티브는 기억하지 못했다. 넥스트와 픽사 모두에서의 끝없는 고군분투 끝에, IPO는 마침내 그 노력의 정당성을 입증해주었다.한 시간 안에, 픽사 주가는 49달러로 로켓처럼 치솟았고, 주당 39달러로 마감했다.스티브는 자리를 비우고 은행의 옆방에서 전화를 들었다. 브렌트 슐렌더와 릭 테첼리 기자가 그들의 책 《비커밍 스티브 잡스》에 기록한 바에 따르면 이러했다.“여보세요, 래리?” 스티브가 물었다. 래리 엘리슨이었다.“제가, 해냈어요”라고 스티브가 말했다. 픽사의 주가가 주당 39달러로 마감되면서, 픽사의 스티브 지분 가치는 이제 약 12억 달러가 된 것이다. 그는 방금 억만장자가 되었다.이 역전의 규모는 에드에게 경이로웠다. 1986년, 스티브는 조지 루카스에게서 픽사를 겨우 500만 달러에 인수했고, 이것은 좋은 거래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후 9년간, 픽사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고전하는 동안, 스티브는 계속 수표를 써서 자금을 댔다. IPO 직전까지, 그가 쏟아부은 돈은 총 5,400만 달러에 달했는데, 에드는 “스티브 순자산의 상당 부분”이라고 했다.그가 그 힘든 시절에 쓴 수표 하나하나는 자기 팀에 대한 신뢰의 행위였다. 이제, 단 하루 만에, 그 신뢰가 그의 가장 대담한 예상을 뛰어넘어 보상받은 것이다.방에 있던 동료들은 그의 목소리에서 거의 안도감에 가까운 무언가를 들었다. 항상 돈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공언하던 남자가, 10억 달러 자산가 클럽에 입성했음을 알리는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스티브가 이 돈을 수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마침내 승리했다는 점을 증명하는 점수판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믿었다.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점은 이 IPO가 마침내 스티브에게 레버리지를 준 것이다. 그는 픽사에서 팀을 신뢰하는 법을 배웠고, 그 결과 강력한 위치에서 앞으로의 행보를 구상할 수 있게 되었다.에드는 스티브가, 이 순간까지 이어진 4년간 “상당히 중대한 변화”를 겪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기간은 1991년, 로렌과의 결혼, 리드의 탄생이라는 개인적 이정표로 시작되었다.스티브는 또한 타이밍에 대한 힘든 교훈도 배우고 있었다. 그의 비전은 종종 현실보다 앞서 나갔다. 넥스트에서 그는 큐브에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를 포함하지 않기로 결정했었다. 기술적으로는 플로피가 결국 사라질 것이라는 점에서 옳았지만, 당시로서는 상업적인 관점에서 재앙에 가까운 결정이었다. 컴퓨터를 가진 거의 모든 사람이 플로피 디스크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었다. “곡선을 너무 많이 앞서갈 수 없었다”고 에드는 관찰했다. “스티브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컴퓨터 산업은 너무 일찍 옳았던 회사들의 잔해로 가득 차 있었다.하지만 픽사의 IPO를 통해 스티브는 마침내 타이밍의 교훈을 깨달았다. 컴퓨터 애니메이션은 주류 관객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토이 스토리〉가 시장이 존재함을 증명했다. 이번에, 스티브는 곡선보다 너무 멀리 앞서 뛰지 않았다. 곡선이 정점에 달했을 때 정확히 거기에 올라탔다.파트너십 내내, 에드는 다른 사람들이 경험했던 폭발적 대립을 피하는, 스티브와 일하는 독특한 작업 방식을 개발했다. “저는 스티브와 고함을 지르며 싸우는 논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라고 에드는 말했다. 비결은 스티브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이었다. “스티브는 자신의 생각이 누군가에게 유도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어요. 그는 무언가의 토대가 될 사실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했어요.”에드는 한번 스티브와 3개월에 걸친 의견 불일치를 겪었다. “그가 그냥 틀렸었습니다”고 에드는 말했다. “그가 강력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 나보다 더 빨리 말하고 생각할 수 있다고 해서, 그가 옳다는 것은 아니었죠.” 에드는 상황을 악화시키기보다 자기 논거를 제시하고 기다렸다. 결국 스티브가 말하곤 했다. “아, 당신 말이 맞아요.” 그리고 그걸로 토론은 끝났다.변화는 실제적이고 지속적이었다. “95년 말까지 스티브와 함께했던 사람들은 거의 모두 그의 여생 동안 함께했습니다”라고 에드는 관찰했다. 1995년 11월쯤에, 스티브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따르고 싶어 하는 종류의 리더가 되어 있었다.그리고 겸손해졌다. “재능 있는 직원들을 올바르게 대우하지 않으면, 10분 안에 다른 직장을 구할 수 있잖아요, 맞죠?”라고 그는 후에 인터뷰어에게 말했다. “그래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데, 권력의 위계가 뒤바뀌어, CEO가 실제로는 맨 아래 있게 돼요. 그래서 저는 이 사람들 대부분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모든 훌륭한 일을 해내고 있는 건 그들이니까요.”에드는 스티브의 궤적을 “영웅의 여정에 더 가까운 것”으로 회고했다. “그는 돌아왔고, 경험과 실수에서 배웠습니다.” 1995년 11월에 나타난 남자는 달랐다. 여전히 까다롭고, 여전히 비전가였지만, 실패와 성공을 대등한 가치로 여기며 단련되어 있었다.❖IPO 후, 스티브는 래리 엘리슨과 함께 하와이에 갔다. 대화는 다시 애플의 인수 가능성으로 돌아갔다. 스티브가 이전에, 억지스럽게 복귀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이를 거부했지만, 지금은 적어도 돈이 있었다. 래리의 자산은 47억 달러로 평가되었고 스티브에게는 픽사에서의 횡재가 있었다. 처음으로, 두 사람의 돈을 합치면 현실적으로 애플 인수가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스티브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주저함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스티브는 인수 계획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 전 넥스트 CFO였던 수전 반스를 고용했다. “그와 래리는 애플을 인수한 뒤 비상장 회사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했어요”라고 수전은 설명했다. “적대적 인수를 할 수 있을까?” 그녀는 위임장 대결 사례들을 조사하고, 이사회 구조를 검토하고, 주주 간 대결의 메커니즘을 도식화했다.“스티브는 이를 실행하기 위해 많은 돈을 준비해 두었습니다”고 수전은 회상했다. “그는 애플이 악화되는 것을 지켜보며, 회사가 무너지기 전에 개입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1985년에 애플에서 쫓겨나갈 때의 스티브 잡스였다면, 공격을 감행하고 강제로 복귀할 기회를 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10년간의 고군분투가 그를 변화시켰다. 그는 래리와 지난번에 인수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저는 적대적 인수 타입의 사람이 아니라고 결정했습니다”라고 그는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 “그들이 저에게 돌아와 달라고 했다면,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제록스 파크의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가져오고, 대담한 행보로 자신의 경력을 쌓아 올렸던 기업 사냥꾼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발견한 것이다. 힘으로 애플을 장악하는 것은, 자기가 진정으로 거기 속한 적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꼴이 될 거라고 생각했으며, 그는 영원히 기다리는 편을 택했다.결국 그는 넥스트에 남아 더 많은 웹오브젝트를 팔기로 했다. 그가 겪었던 추락으로부터의 구원을 원했지만, 자기 방식으로 되기를 원했다.❖그가 아는 거의 모든 사람 중에서, 스티브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큰 사고와 창조적 반항, 기업적 안주에 대한 혐오와 같은 가치를 체화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폴 랜드였다.1996년 3월, 두 사람이 넥스트 로고를 만들기 위해 함께 일한 지는 10년이 지나 있었다. 스티브와 폴은 거의 연락하지 않았다. 스티브는, 폴이 예술과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를 다룬 논고인 차기 저서 《폴 랜드, 미학적 경험: 라스코에서 브루클린까지》를 곧 출간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우정을 되살릴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스티브는 “안녕하세요(Howdy)”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작성했다.폴에게, 친구로부터 방금 당신의 이메일 주소를 알게 되어, 바로 이 편지를 보냅니다. 당신과 미리언 모두 잘 지내고 좋은 일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두 분이 집에서 차갑고 황량한 코네티컷 들판을 창밖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8월에 딸 에린이 태어나면서 가족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에린은 기쁨 그 자체이고, 이 모든 기적이 가끔 저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리드는 네 살 반이고, 놀라울 정도로 호기심 많은 아이입니다. 리사는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을 마무리하고 내년에 하버드에 갑니다. 리사가 곧 둥지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리드와 에린도 곧 떠날 거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인생은 찰나예요… 폴, 당신이 디자인한 넥스트 로고는 우리 회사를 잘 정의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아직 로고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여전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몇 신제품들이 매우 유망해 보여서, 어쩌면 내년 이맘때쯤이면 우리가 마침내 로고에 걸맞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티브 잡스폴은 옛 친구 스티브의 소식에 기뻐하며 답장을 보냈다.우리 둘 다 건강해요. 이제 손주가 둘이에요. 하나는 컴퓨터를 붙잡고 놀고, 다른 하나는 길을 막는 모든 것을 붙잡고 놀아요. 폴이 자기 책 한 권을 보내주겠다고 했고, 스티브는 수락하며 답장을 보냈다.사람은 어느 시점에 이르면 자신의 모든 비밀과 특별한 관점을 다 나눠 주기로 결심하나 봅니다, 영원히 사라지기 전에. 저는 당신이 적어도 150살까지 살 거라고 확신하므로, 경쟁자들에게 비밀을 공개하는 그 나눔을 너무 일찍 시작한 게 아닌지요… 8개월 뒤, 1996년 11월, 폴은 대장암으로 사망했다. 처음에 궤양으로 오진되었던 것이었다.여든한 살에, 전설적인 디자이너가 떠났다.
[NeXT 스티브 잡스 04]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 2026년 10월 4일 · 👁 72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회사 야유회에서 비치볼을 차며 미소 짓는 스티브 잡스. 휴식을 즐긴다기보다 격식 없는 상사 역할을 연기하는 듯하다.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1987년.할리우드에서 가장 권위 있는 매니지먼트사 윌리엄 모리스가 큐브를 사고 싶어 했다. 이 에이전시가 넥스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5개월 전 픽사의 단편 〈틴 토이〉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면서였다. 이 작품은 넥스트 기기에 기본 탑재된 소프트웨어 렌더맨을 사용하여 제작되었다.영업 매니저 마크 헤이스는 할리우드 임원들이 스타 파워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스티브가 직접 프레젠테이션하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1989년 8월의 어느 아침, 스티브가 넥스트 본사 회의실에 걸어 들어왔다. 15분 늦게. 마크가 정장을 입으라고 조언했음에도 검은 터틀넥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테이블 건너편에는 실력 있는 에이전트 팀과 딜로이트 앤드 투시의 회계 컨설턴트들이 앉아 있었다.“여러분의 요구 사항을 살펴봤습니다,” 인사를 나눈 뒤 스티브가 시작했다. “완전히 핵심을 놓치고 있더군요.”윌리엄 모리스의 컨설턴트들은 넥스트든 애플이든 IBM이든 상관없이, 기본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갖춘 표준 개인용 컴퓨터를 구매해야 한다고 사양을 정해놓았다. 스티브에게 이 요구 사항은 시작부터 틀린 것이었다. 윌리엄 모리스의 요구 사양에 맞춰 자기 제품을 찌그러뜨리는 것은 할 생각이 없었다.그는 회의실을 서성거리기 시작하더니, 회계사들을 날카롭게 몰아붙였다. “당신들은 스스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요!” 스티브가 말하는 동안 마크는 불안해졌다. 그들의 권위 있는 거래를 위한 최고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건 아닌가?하지만 에이전트들은 넋을 잃은 채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마크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완전히 매료되어 있었어요. 말로만 듣던 전설적인 이야기들을 직접 확인하며, 그의 진면목을 목격하게 된 것이니까요.”당시에 윌리엄 모리스는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 에이전시는 PC 혁명의 흐름을 제때 타지 못했고, 소속 에이전트들은 까다로운 고객들과 끝없는 통화 및 협상을 이어가며 할리우드 계약의 대혼란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우리 업계에서는 전화 한 통을 제대로 성사시키기 위해 보통 네다섯 번씩 전화를 걸어야 합니다.” 이 에이전시의 최고운영책임자인 월터 지프킨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털어놓았다. “우리가 전화를 걸면 상대방이 바쁘고, 그들이 다시 전화를 걸어올 때면 우리가 바쁘기 때문이죠.” 컴퓨터는, 에이전트들이 이처럼 밀려드는 폭발적인 업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평범한 매킨토시나 PC로도 그 업무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지만, 스티브는 그것들의 화면이 더 조잡하고 픽셀화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하지만 윌리엄 모리스가 특별히 큐브에 관심을 가진 것은 컴퓨터의 미적 존재감 때문이었다. “책상 위에 있는 그 기계들은 섹시해 보였어요”라고 넥스트 시스템 엔지니어 앨런 데니슨은 회상했다.넥스트는 이제 대학뿐 아니라 비즈니스랜드를 통해 기업에도 판매하고 있었다. 교육 시장만으로는 규모가 충분하지 않았다. IBM은 11개월 전 넥스트스텝을 라이선스했지만, 소프트웨어가 미완성 상태를 벗어나길 기다리며 아직 아무것도 출하하지 않고 있었다. 그사이 넥스트는 가능한 어디든 매출이 필요했다. 윌리엄 모리스는 그 컴퓨터가, 자기들의 대리인이 자기 예술만큼이나 첨단이기를 기대하는 감독과 배우, 제작자들에게 인상적이기를 바랐다. CNN은 윌리엄 모리스의 클라이언트인 팀 버튼 감독이 자기 직원들을 위해 넥스트 기기 5대를 구입하고 그중 한 대를 영화 촬영장에도 끌고 다녔다고 보도했다.스티브는 거래를 성사시키기로 결심했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오래된 탤런트 에이전시와의 제휴는 넥스트에 신뢰성과 화려함을 주입할 것이었다. 그는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전화를 받는 것은 물론, 에이전시가 추적하는 셀럽들의 비디오와 소리를 저장하는 특별히 설계된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제안했다.넥스트는 그 맞춤 소프트웨어를 오클랜드 소재의 소규모 회사 아다메이션에 외주하기로 했다. 형제인 스테판과 윌리엄 애덤스가 설립한 아다메이션은 큐브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모든 것을 걸었다.스티브는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하기로 했다. “우리는 농담 삼아, 모든 컴퓨터에 100달러 지폐를 감싸 줬다고 했어요. 말 그대로 제품을 팔면 우리가 돈을 잃는 구조였으니까”라고 마크는 말했다. 3주 뒤, 두 회사는 공식적으로 거래를 확정했다. 넥스트의 첫 주요 기업 판매였다. 거래 금액은 250만 달러로 발표되었지만, 실제 가격은 훨씬 낮았다. 첫 30대의 컴퓨터는 2개월 뒤 도착했다.❖스테판과 윌리엄의 회사는 이제, 할리우드에서 가장 중요한 탤런트 에이전시를 위한 주요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개발하게 되었다. 두 형제는 넥스트 플랫폼에서 작업하면서 결정적인 무언가를 발견한 흑인 개발자였다. 당신의 배경보다 제품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우리 이야기를 인종에 대해 말하지 않고는 할 수 없어요.” 스테판이 말했다. 압도적으로 백인 중심인 실리콘밸리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 형제는 생존 전략을 개발했다. 인종 이슈가 혁신에 의해 무력화될 정도로 새로운 플랫폼을 찾는 것이었다. 먼저 뛰어들어 뛰어난 코드를 출시하는 것이다. 올드보이 네트워크와 벤처 캐피털이 도착할 때쯤에, 이미 배제하기에는 너무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어 있으면 되었다.하지만 윌리엄 모리스 거래가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고정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에이전트들은, 소프트웨어 사양을 변경하면서 아다메이션에 많은 요구를 했다. 게다가 에이전시는 에이전트들이 경쟁 에이전시로 이탈하는 것에 대한 편집증적 우려가 있었고, 이는 보안 악몽을 만들었다. 모든 디지털 정보는 각 사람마다 다른 열쇠가 달린 잠긴 금고에 보관되어야 했다.진짜 문제는 기술 사양보다 더 깊었다. “그들이 궁극적으로 원한 것은 넥스트의 프로그래머가 직접 자기네 것을 만들어주는 것이었다”라고 윌리엄은 회상했다. 그들은 스티브의 “스타 견인력”을, 넥스트 자체가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화려한 상징성을 원했다.아다메이션이 소프트웨어를 거의 완성했을 때, 윌리엄 모리스가 넥스트에 직접 전화했다. “우리는 당신들이 직접 해주기를 원합니다.” 넥스트가 프로젝트를 인수했지만, 에이전시가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받기까지는 3년이 더 걸렸다.사실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넥스트가 계약을 넘겨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스티브는 아다메이션의 평판을 보호해주었다. 그는 프로젝트 실패에 대해 대외적으로 그들을 단 한 번도 비난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넥스트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청과, 이후에는 알랭 피넬 부동산이라는 고급 부동산 중개업체 같은 거물급 고객들을 그들에게 계속 소개해주었다. 윌리엄 모리스는 넥스트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 고객이 되어, 할리우드 전역에 기꺼이 넥스트에 대한 찬사를 퍼뜨렸다. 이 에이전시는 자신들이 진짜 원했던 것, 바로 ‘스티브 잡스라는 천재의 곁에 가까이 머무는 특권’을 얻은 셈이었다. 정작 컴퓨터 그 자체는 그저 아주 비싼 소품에 불과했다.❖1989년 9월 10일 일요일 밤 10시, 심신이 완전히 지쳐버린 버드는 그의 팀이 주말 내내 매달린 끝에 인쇄 기능이 다운되는 오류를 마침내 해결했다고 발표했다. 월요일 아침까지 다른 곳에서 또 터지는 문제만 없다면, 그들은 드디어 ‘넥스트스텝 1.0’을 정식 출시하게 될 것이었다.“수프가 됐어요!!!” 마케팅 프로그램 디렉터 줄리 웰치가 수요일에 모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립턴의 유명한 “수프 다 됐나요?” 광고를 재치 있게 빗댄 것이었다. 다시 말해, 준비됐다는 뜻이었다.거의 1년간의 지연 끝에, 제품 매니저 밥 프레이크가 넥스트의 대표 소프트웨어 첫 번째 완제품 포장본을 비즈니스랜드 임원에게 직접 전달했다. 몇 달 동안 버그투성이 베타 소프트웨어와 씨름해온 고객들을 구원하기 위해, 200개의 업그레이드 패키지가 뒤따를 것이었다. 넥스트 컴퓨터를 산 모든 사람이 마침내, 개발자들이 찰흙을 빚듯 쉽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강력한 운영체제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넥스트 창립 이래 4년이 흐른 시점이었다. “더 이상 뒤를 돌아보는 일은 없어요”라고 대니얼은 팀에게 말했다.넥스트스텝은 역사에 남을 만한 기념비적인 기술적 성취였다. 스티브가 가장 자랑스러워한 점은, 그것이 정말 사용하기 쉽다는 사실이었다. 넥스트 사내에서 돌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패러디 텍스트 밈이 그 점을 잘 포착해 보여주었다. 이 밈 속에서 앨리스는 우연히 어느 기술 콘퍼런스장에 굴러떨어지게 되는데, 컴퓨터 회사들의 동물 버전, 코끼리 IBM과 곰 썬, 그리고 스티브를 가리키는 ‘잡스 참새’가 앉아서 끔찍한 맛의 커스터드가 담긴 컵을 돌리며 각각 “잘못된 맛”이라 외치며 옆자리로 넘기고 있었다. 그 커스터드에는, 대부분의 워크스테이션의 토대가 되는, 강력하지만 사용자 친화적이지는 않은 소프트웨어 유닉스(Unix)가 표기되어 있었다. 모든 사람이 길들이려 노력하던 시스템이었다.넥스트스텝은 유닉스를 달콤하게 만들려는 스티브의 시도였다.“무슨 운영체제로 돌아가는지 누가 신경 쓰나요?” 그는 〈맥위크〉에 말했다. “여러분은 매킨토시가 어떤 운영체제로 구동되는지 들어본 적이 결코 없어요. 왜냐하면 누구도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거든요. 우리는 그저 일반 대중도 컴퓨터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듭니다.”아름다운 운영체제와 정교한 개발 도구에도 불구하고, 넥스트의 개발자 커뮤니티는 여전히 소규모였고, 이는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라이브러리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럼에도 스티브는 특유의 허세로 상황을 묘사했다. “모든 주요 소프트웨어 개발사가 넥스트용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스티브는 〈맥위크〉에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만 빼고요.”2주 후, 스티브는 빌 게이츠를 직접 만나 그간의 답답함과 불만들을 쏟아낼 기회를 잡게 되었다. 두 숙적은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에서 열린 개인용 컴퓨터 산업 패널 토론회에 나란히 초대받았다. 행사 주최 측은 두 사람 사이에 발생할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완충 장치로, IBM의 임원인 짐 카나비노를 무대 위 두 사람의 정중앙 자리에 전략적으로 배치해두었다.패널의 주제는 폰트 렌더링, 즉 컴퓨터 화면에 서체를 표시하는 방법이었다. 어도비 시스템즈가 글꼴 기술을 독점하여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모두를 분노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두 회사 사이에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글꼴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애플과 손을 잡았다. 반면, 넥스트는 어도비와 파트너십을 맺었다.무대에서 빌이 애플과의 새 동맹을 발표하자, 스티브가 즉각 공격에 나섰다. “빌, 제 생각에 당신은 이보다 더 최악의 타이밍을 고를 수는 없었을 것 같네요”라고 그가 쏘아붙였다.이에 빌이 맞받아쳤다. “스티브, 우리가 가져온 이 폰트 기술은 당신도 꼭 봐야만 할 겁니다. 훨씬 더 뛰어나니까요.”〈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스티브와 빌은 패널 내내 “기회만 있으면 독설과 분노 섞인 시선을 주고받았다.” 둘 사이에 앉아 있던 짐은 베이루트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화 속에 끼인 것이다. 토론 어느 시점엔가 콘퍼런스 후원자인 스튜어트 올솝이 호소했다. “이제 정치적 게임을 그만하고, 우리 사용자들의 이익을 위해 이 모든 기술을 적용해야 할 때입니다.”청중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지만, 두 라이벌은 언제 그랬냐는 듯 곧바로 자신들이 멈췄던 그 지점에서 다시 설전을 시작했다.❖거래를 성사시키는 능력에도 불구하고, 스티브는 영업을 위한 출장을 싫어했다.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공간인 회의실과 심포니 무대에서 연극 같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지역 영업 매니저 딕 맨로스가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방문은 해볼 만할 것이라 설득했다.스티브에게는 높은 자리의 한 팬이 있었다. 에릭 셀레스테는 오하이오 주지사 딕 셀레스테의 아들이자,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와 켄트 주립대학교의 넥스트 컴퓨터 사용자 그룹 회장인 재학생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넥스트 큐브를 오하이오의 주립대학들에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오하이오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기로 예정되어 있던 10월 17일, 스티브는 콘퍼런스 참석차 머물고 있던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그가 미시간 대학교 총장 자택에서 열린 저녁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던 바로 그 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월드 시리즈 3차전 경기 도중 북부 캘리포니아에 규모 6.9의 강진이 강타했다. 스티브는 오하이오행 일정을 연기하고, 레드우드 시티에 있는 회사 동료들과 연락을 취하기 위해 넥스트 팀과 몇 시간 동안 사투를 벌였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현지 주민들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안부 전화를 거느라 발신 통화가 몰리는 바람에 전화선은 온통 먹통 상태였다. 지진으로 인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지만, 다행히 넥스트 사옥이나 자산에는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스티브가 묵기로 한 콜럼버스의 주지사 관저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 2시였다. 에릭은 스티브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저녁 내내 진입로에서 농구를 하고 있었다.스티브가 마침내 잠자리에 들었지만, 몇 시간 뒤 셀레스테의 고양이가 그의 위로 뛰어오르는 바람에 벌떡 일어났다.스티브는 아침에 익숙하지 않은 영토에서 눈을 떴다. 가족의 아침 식탁이었다. 셀레스테 가정은, 에릭의 말로, “평소처럼 꽤 혼란스러운 무리”였다. “정치와 논쟁, 내부 농담으로 가득한” 여섯 명의 아이들. 주지사의 아이들은 유명인 손님에 익숙했고 연예인에 면역이 있었다. 그들은 가족 가운데 유일한 컴퓨터광인 에릭이 자신의 영웅 앞에서 말없이 앉아 있는 동안, 논쟁하고 욕설을 했다.철저하게 통제된 고객 관계에만 익숙했던 한 남자에게, 그 상황은 하나의 새로운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여기, 아침 식사를 하며 서로 오렌지 주스를 건네고, 격식 없이 투덜거리며 논쟁을 벌이는 한 가족이 있었다. 그들은 식탁을 서로 간의 유대감을 쌓는 공간으로 대하고 있었다. 스티브는 서로를 향한 그들의 사랑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에릭은 훗날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우리 가족이 온전한 ‘우리 가족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을 직접 보게 된 것이죠.”견과류와 과일을 먹으며 스티브는 그저 그 모든 것을 흡수했다. “자신만의 매우 엄격한 규칙을 따르면서, 새처럼 먹으면서”라고 에릭은 회상했다. 그러고 나서 딕과 그의 상사 밥 롱고가 리무진을 타고 스티브를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연설 장소로 데리러 왔다.차에 타자마자 스티브가 밥을 붙잡고 말했다. “밥, 방금 정말 놀라운 경험을 했어요. 식탁에 둘러앉아 정치를 이야기하고 아침을 먹는 가족과 함께했어요. 밥, 당신은 아내를 어떻게 만났어요?”딕은 스티브가 배우자를 찾고 가정을 꾸리는 방법에 대해 세부 사항을 캐물으며 머릿속이 돌아가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자기 마음에 드는 무언가를 보면 즉시 그런 종류의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고 싶어 했어요”라고 딕은 말했다.스티브는 최근 여자친구 티나 레드세에게 청혼했지만, 그녀가 그를 거절한 상태였다. 티나와 스티브는 끊임없이 다투었다. 동료들은 그녀를, 아름답지만 어딘가 그에게 맞지 않는 “백설공주”라 묘사했다. 그녀는 그의 미래가 아니었다.캘리포니아로 돌아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이 ‘정상으로부터의 시선’ 강연 시리즈의 일환으로 스티브를 초대했다. 스티브를 보고 싶은 사람이 많았기에 협소한 강의실은 금세 찼다. 교수들이 통로에 앉은 학생들에게 통로를 비워달라고 하자, 한 여성이 스티브의 수행원을 위해 예약된 앞줄 빈자리로 빠르게 옮겨 앉으며 그의 눈에 띄었다.로렌 파월이었다. 스물다섯 살의 MBA 학생. 그녀는 후에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에게 친구가 자기를 행사에 끌고 갔다고 말했다. “스티브는 넥스트에서 일하고 있었고, 제게 그리 대단한 인물은 아니었어요. 전 별로 열광하지 않았지만, 친구가 열광적이었기에 같이 갔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스티브가 일어나 발표를 시작했지만, 그녀를 바라보다 사고의 흐름을 잃었다. “그녀를 응시하면서 제 안에서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가 회상했다.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던 중간에 할 말을 잊어버렸거든요.”관객석에서 지켜보던 넥스트의 젊은 영업사원 데이비드 베르트하이머는 자기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스티브가 집중력을 잃는 것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데이비드는 말했다. “무대에 오르면 그는 가장 집중력 있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었거든요.”강연 후, 스티브는 주차장에서 로렌을 찾아 그 주말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그녀는 좋다고 답하고 자기 전화번호를 주었다. 이어 스티브는 차로 걸어가 기다리고 있던 넥스트 팀에게 돌아갔다. 그날 저녁 시간에는 학술 자문위원회 만찬이 잡혀 있었다.하지만 무언가가 그를 멈추게 했다. “차로 걸어가면서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만약 이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중요한 고객들과 저녁을 먹겠는가, 아니면 그녀와 먹겠는가?’” 스티브는 한 이메일에 적었다.그는 로렌의 차로 달려가 물었다. “오늘 밤 저녁 어때요?”“좋아요,” 그녀가 말했다.그래서 스티브는 자신을 데리러 온 차로 돌아와 말했다. “전 오늘 회의에 안 들어갑니다.”“예? 뭐라고요?” 데이비드가 물었다.“응, 그냥 기분이 내키지 않아요. 그냥 안 갈 겁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대신 스티브와 로렌은, 세인트 마이클스 앨리라는 레스토랑에서 4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로렌은 뉴저지주 웨스트밀퍼드에서 자랐다. 숲과 접한 집이었다. 그녀가 겨우 세 살이었을 때, 해병대 비행기 조종사였던 아버지가 공중 충돌 사고로 사망했다. “학교에 갔는데 사람들이, 제가 이런 일을 당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내 안에 상실이 있다는 것을”이라고 그녀는 〈보그〉에 말했다.그녀의 어머니는 교사였고, 불행한 재혼을 했으며, 로렌은 일찍부터 스스로 길을 찾는 법을 배웠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두 개의 학위를 받기 위해 장학금을 받는 법, 월스트리트로 가는 법 등. 스탠퍼드에서 MBA를 시작할 무렵, 그녀는 이미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에서 경력을 쌓은 뒤였다. 한 동료가 〈보그〉에 표현한 대로, 그녀는 “노동자 계급의 딸이며, 당신의 아이디어가 좋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었다.스티브는 후에 이렇게 회고했다. “인생을 바꿀 사람을 만나는 것을 계획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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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0월 2일 · 👁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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