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개발자 10년에 필요한 3가지 기술

개발자로 살아남기
골든래빗 출판사
박종천 지음

저는 1993년 한글과컴퓨터에서 ‘아래아한글’을 만들며 개발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미국에서 스타트업 두 곳을 거쳐 블리자드에서 일했습니 다. 블리자드에서 일할 당시 국민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자체 한글 기능 을 구현해넣었습니다. 이후로 제 소개를 할 때마다 라떼 이야기로 자랑삼 아 써먹고 있습니다. 블리자드 최초의 모바일 게임인 <하스스톤>을 만들 고 나서 ‘이제 한국에 가야 되겠다’, ‘우리나라 개발자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귀국 후 넥슨에서 모바일 플랫폼과 PC 플랫 폼 등을 개발했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광고 플 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몰로코(MOLOCO)라는 유니콘에서 헤드 오브 솔루션스 아키텍처(Head of Solutions Architecture)로 활동합니다.

30년 동안 한 일을 한 문단으로 정리했는데요, 각 단어에는 그리고 행 간에는 이제부터 말씀드릴 내용이 잔뜩 심어져 있습니다. 배우고, 경험하고, 공유하며 지낸 시간입니다. 개발자가 성장하는 시간을 세 단계로 구 분하고 각 단계마다 필요한 역량을 세 가지씩 추렸습니다. 이름하여 ‘커 리어패스 30년을 꿈꾸는 개발자를 위한 9가지 기술’입니다.

저처럼 30년 을 혹은 그 이상을 개발자로 살고 싶은 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 경험을 3회 연재하여 풀어놓을 겁니다.

  1. 성장하는 10년
  2. 리딩하면서 일하는 10
  3. 서포트하는 10년 (경영과 사업의 10년)

80억 인구가 80억 가지 인생을 살게 되므로 제 이야기가 여러분께, 혹은 지금 시기에 딱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에도 가능하면 시간이 지나도 살아있는 콘텐츠가 전달되게 핵심에 집중 했습니다. 개발자 여러분께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30년 커리어패스의 첫 번째 10년에 필요한 엔지니어링 역량은 총 3가지 입니다.

  • 개발에 대한 기본 지식
  • 제품에 대한 이해
  • 개발 주기 지식

 

개발에 대한 기본 지식

엔지니어링 역량에는 기본 개발 지식이 1순위입니다. 개발자라면 개발 을 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기본 개발 지식이 뭘까요? 백엔드 개발자라면 자바스크립트나 Go 같은 언어를 알아야 백엔드 개발을 할 수 있습니다. 개발 환경도 잘 설정해서 쓸 줄 알아야 합니다. 시스템 구조를 잘 잡으려면 자료구조와 알고리즘도 알아야겠죠. 이런 소프트웨어가 동 작하는 운영체제도 어느 정도 알아야 최적화가 가능합니다. 게다가 운영 체제 뒤에 있는 하드웨어도 알아야 합니다. 이런 모든 것을 정말 깊게 알 기는 힘들겠습니다만, 차에 엔진이 있다는 사실과 핸들로 바퀴를 조정하 는 방법 정도는 알아야 운전을 잘할 수 있듯이 개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드웨어, 운영체제,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데이터베이스와 네트워킹, 그 리고 개발 도구를 어느 정도는 알아야 적절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개발할 수 있습니다.

조카가 컴퓨터공학과에 합격했을 때 위에서 언급한 주제의 책들을 한 권씩 선물했습니다. 기본 개발 지식을 익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책입니 다. 위에 언급한 주제별로 최소한 한 권씩을 읽어보기 바랍니다. 그러고 나서 직접 해보세요. 컴퓨터를 분해하거나, 운영체제 구석 구석 설정을 살펴보거나, 자료구조와 알고리즘을 직접 만들어보세요. 요즘은 좋은 개 발 도구가 많아서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직접 간 단한 서비스를 만들면 더 좋겠죠. 아는 것과 해보는 것의 차이는 무척 큽 니다. 책을 읽고 공부했으면 꼭 직접 해봐야 내 것이 됩니다. 무엇보다 해 봐야 벽에 부딪치고 질문이 생깁니다. 좋은 답변은 좋은 질문에서 나옵니 다. 전문가를 만나서 책에서 배운 내용과 직접 해보며 겪은 어려움을 이 야기하면 나의 역량도 올라갑니다.

 

제품에 대한 이해

현업에서 개발할 때는 구현 대상인 제품을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주어진 스펙대로만 개발만 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 입장에서 제품을 생각하 고 아이디어를 보태야 합니다. 그러려면 좋은 사용자가 되어야 합니다. 자신이 만드는 제품을 직접 써보면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욕 구가 있어야 더 좋은 개발자로 발전합니다. 그래서 경쟁 제품도 많이 써 봐야 합니다. 다양한 제품들을 써보면 제품을 이해하고 시장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내가 만드는 제품에 내 의견을 불어넣어 재밌게 개 발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 이야기입니다. 한 개발자가 우리가 만드는 제품 의 메뉴 구조가 마음에 안 든다고 메뉴 구조를 마음대로 바꾼 특별한 버 전을 따로 만들어서 본인만 사용했습니다. 개발실장이던 저는 아주 큰 경 고를 주었습니다. 물론 제품에 대한 애정이 넘쳐 본인만의 버전을 만든 일은 칭찬할 만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 방향이 옳다면 다른 사람을 설득 해서 함께 가야 합니다. 모든 사용자가 다 왼쪽으로 갈 때 혼자만 오른쪽으로 가게 제품을 만들 면 사용자의 혼란을 야기합니다. 특히나 사용자와 다르게 제품을 사용하 면 사용자와 다른 경험을 하게 되므로 사용자와 공감할 수 없습니다. 그 래서 저는 컴퓨터를 사면 기본 환경 그대로 사용합니다. ‘우리 사용자들 이 새 컴퓨터를 사서 우리 제품을 쓴다면 이런 환경이겠지.’ 블리자드에 서 일할 당시 마이크 모하임 대표도 저와 같은 철학을 가지고 있었습니 다. 심지어 너무 좋은 기계를 쓰면 일반 사용자 환경과 다르다고 생각해 서 평균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컴퓨터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새로 게임을 만들고 테스트할 때마다 구닥다리 컴퓨터에서 적지 않은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죠. “밤중에 몰래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해주자”라는 농담을 개발자끼리 주고받기도 했죠.

 

개발 주기 지식

기본 개발 지식이 풍부하고 제품 이해도가 높다고 곧바로 제품을 구현 해도 될까요? 아닙니다. 사람에게 수명 주기가 있듯이 제품 개발에도 개 발 주기가 있습니다. 개발 주기는 5단계입니다. ➊ 요구사항 분석하기, ➋ 시스템 구조 설계 하기, ➌ 구현하기, ➍ 테스트하고 출시하기, ➎ 피드백을 모아서 업데이트하기입니다.

 

예를 들어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하는 도중에 글꼴을 키우거나 줄이는 기능을 만들어달라는 요구사항을 접수했다고 가정합시다. 요구사항을 기 술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글꼴이란 무엇이고 키우고/줄이는 것이 무엇 인지 기술적 정의를 내려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시스템 구조를 설계합니 다. 자료구조 등도 이때 같이 설계하게 됩니다. 이처럼 구현하기 전에 거 쳐야 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그다음에야 개발을 하고 테스트하고 출시합 니다. 실제 사용자들이 사용하면 피드백이 데이터로 쌓이게 됩니다. 데이 터를 분석하고 결과에 따라서 필요하면 업데이트를 해야 합니다. 5단계 중에서 소홀히 여길 단계는 없습니다. 작은 기능이라고 해도 개발 주기를 차근차근 밟아나가기 바랍니다.

박종천
한글과컴퓨터, 블리자드, 넥슨, 삼성전자를 거쳐 머신러닝 기반의 광고 플랫폼 유니콘 기업 몰로코에서 헤드 오브 솔루션스 아키텍처로 일한다. 30여 년 동안 한국과 실리콘밸리를 오가며 개발자, 개발 리더, 탑 레벨 매니저 등으로 활약했다. 〈스타크래프트〉 한글 지원 기능을 제작한 일은 평생의 자랑거리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개발자 커뮤니티에 풀어놓고자 애쓰고 있다.


현) MOLOCO Head of Solutions Architecture
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그룹장
전) 넥슨 VP of Platform Technology
전) 블리자드 Lead Software 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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